외국자회사 "稅혜택"‥국내에선 "유명무실"
기업들, "외국자회사 배당금 세액공제 확대" 요구
자동차 냉·난방기 등을 생산하는 한 국내 회사는 캐나다, 태국, 포르투칼, 인도, 중국 등에 자회사를 설립, 지속적으로 해외진출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여러 나라에 자회사가 진출해있는 만큼 한 해 배당금으로 얻는 수익도 꽤 짭짤한 편이다.
작년에는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배당금 수익이 없었으나, 2006년에는 6억6900만원, 2007년에는 27억원에 달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 회사는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로 인해 해외진출에 대한 고민이 많다. 작년 7월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했을 정도로 최근까지도 세계 각국으로 시장을 넓히고 있으나, '세금'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했다.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내국법인이 외국자회사로부터 배당금을 받는 경우 배당금에 대해 자회사가 납부한 법인세를 간접외국납부세액으로 공제를 받는 제도를 말한다.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그러나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내국법인은 외국자회사에 20% 이상의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며, 조세조약이 체결된 국가에 한해서만 100% 공제가 가능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가가 체결한 조세조약에 의해 기업의 세금 부담이 달라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 제도가 불완전해 해외진출 및 해외현지법인의 효율적 경영, 해외자본 회수 등에 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 조세조약 체결여부에 따라 다른 稅부담 "불공평"= 내국법인이 해외에 지점 방식으로 진출한 경우에는 외국지점에 납부한 법인세를 국내 본점에서 세액공제 받을 수 있지만, 자회사 방식으로 진출한 경우에는 별도의 법인격을 가진 자회사가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봐 국내 모회사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다.
세법에서는 이런 과세불균형을 해소하고, 이중과세를 방지하기 위해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외국자회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현지 정부에 납부한 세금을 국내 모회사의 법인세 과세시 공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기업들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가 조세조약을 체결한 국가에 대해서는 100%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으나,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50%만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세조약이 체결된 일본, 영국, 덴마크, 미국, 캐나다 등은 세액공제가 100% 가능하나, 멕시코,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칼, 인도, 태국, 중국(조세조약이 체결됐으나, 50%만 공제하도록 규정) 등은 50%만 세액공제된다.
재계 관계자는 "세액공제방식 차별적용은 국내법인의 조세부담이 차별화되고, 동일소득에 대한 경제적 이중과세가 계속 발생해 해외투자에 따른 배당수입의 국내유입에 대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 "외국자회사 세금 면제받아도, 국내에서는 '과세'"= 그렇다면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조세조약 체결 여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게 되는 것일까?
예컨대 외국자회사의 세전이익이 100만원이고, 외국 자회사는 법인세 세율이 10%단일세율, 국내는 20% 단일세율을 적용한다고 해보자. 외국자회사의 세후이익 90만원이 국내 모회사의 수입배당금이 된다.
우선 배당금에다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액을 익금산입해야 한다. 조세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배당금 90만원에, 세액공제 100%가 적용돼 10만원이 모두 익금산입돼 국외원천소득이 100만원이 되고, 여기에 국내 법인세 20%를 곱해주면 20만원이 세금으로 떨어지지만, 간접외국납부세액 10만원을 공제받아 내야 할 세금은 '10만원'이 된다.
반면, 조세조약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는 배당금 90만원에 세액공제 50%가 적용돼 5만원이 익금산입돼 국외원천소득은 95만원이 된다. 여기에 국내 법인세 20%를 곱해주면 19만원이 세금으로 떨어지고, 간접외국납부세액 5만원을 공제받아 내야할 세금은 14만원이 돼 조세조약 체결 여부에 따라 세부담이 달라지게 된다.
또한 기업들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는 외국자회사가 실제로 납부한 법인세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만약 외국의 특별법 또는 외국정부와의 특별 협정으로 법인세액을 감면받게 되면 그 효과가 국내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외국자회사가 외국의 특별법으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경우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액은 '0'원이 되기 때문에 모회사가 받은 수입배당금이 국내 법인세를 기준으로 모두 과세된다.
기업들은 "조세조약 체결 여부 등에 관계없이 모든 국가에 대해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를 100% 허용하고, 외국의 특별법 등으로 외국자회사가 법인세를 감면 및 면제받은 경우에도 납부한 것으로 가정해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기업들은 간접외국납부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조건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있다.
현재는 국내 모회사가 외국자회사의 발행주식(의결권 있음) 총수의 20%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배당확정일 현재)해야만 세액공제가 가능하도록 돼 있으나, 대규모 M&A가 활발하기 때문에 이를 5% 이상으로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