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개혁을 위해서 새로운 제도나 아이디어가 더 필요하다고요? 전직 국세청장 3명이 줄줄이 불명예 퇴진하는 과정에서 뭔가 새롭게 해보겠다고 제도는 이미 다 갖춰놨습니다. 청장 한 사람이 그것을 실제 운용하려는 반듯한 의지만 있으면 개혁은 저절로 됩니다."
제18대 백용호 국세청장이 국세청장 궐석 6개월만에 취임하면서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를 천명한 것과 관련, 바람직한 국세청 개혁을 말하는 전현직 국세청 간부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주문하는 말이다.
이들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경직된 조직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국세청이 제대로 개혁되기 위해선 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세청장 개인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백용호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국세청장 개인의 기관이 아니라는 점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신뢰와 분권 ▲측근배제와 소통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국세청은 '1인 기업'이 아니다
"내부승진으로 국세청장이 된 사람들은 수장자리에 오르자마자 자신이 마치 사기업 오너가된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국세청장에게 국세청 주식은 단 1주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100% 소유한다고 믿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죠."
한 전직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국세청장은 잠시동안 국세청 조직의 경영이 맡겨진 위탁경영인에 불과하고, 맡겨진 기간동안 잘 관리하다가 후임자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국세청장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무소불위의 세무조사 권한은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전국 2만명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 또한 국세청장의 몫이다.
이 같은 막강한 권력의 집중은 국세청장들에게 종종 '독이 든 성배'였다. 이를 자신의 출세를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세청 조직의 특성상 부하직원들이 국세청장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앙집권적 형태의 국세청 권력역학이 살아있는 한 국세청장 주변에는 '특별한 인사(?)'를 기대한 간부들이 청장의 눈과 귀 그리고 판단력을 흐리는 달콤한 말을 쏟아낼 것이고, 청장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여기에 심취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
국세청장의 역할은 '월급쟁이 CEO'의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기회에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에 대한 실질적 견제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강한 인사권을 쥔 국세청장이 날카롭게 날이 선 감찰조직을 사조직처럼 움직여 국세청 내부의 정적 또는 심지어 민간인들까지 겁박(劫迫)하는 모습은 최근까지도 숱하게 연출되고 있다. 국세청을 국세청장 개인의 조직으로 착각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장 자신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지만 반드시 견지해야 할 국세청장으로서의 '덕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중간관리자를 믿고 권한을 나눠줘라
"몇 년 전인가 우리 국세청이 국제회의를 유치했을 때의 일입니다. 담당 국장이 행사장에 놓을 화분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화분 두 개를 안고 청장실을 찾았습니다. 국세청장에게 두 개의 화분 중에 어떤 것을 행사장에 둘지 결정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국세청장이 국세청 업무에서 어디까지 결정을 해야 하는지 국세청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전직 국세청 간부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지금 국세청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처럼 국세청장이 결정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데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간부들이 국세청장에게 자연스럽게 결정권을 미루는 일이 많은 것.
얼마 전까지 국세청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에 맞춰 불필요한 일 버리기 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해 왔다. 그래서였을까. 과장급 간부들은 물론 국장급 간부들까지 너도나도 이 운동에 동참해서인지 국세청장의 일만 많아지는 문제가 생겼다.
지금 백용호 국세청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하고, 중간관리 층에 책임과 권한을 대폭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한 전제는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깔려있어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까지 스스로 결정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한계가 있다. 국세청 조직체계에서 국세청 간부들이 맡은 업무는 그 간부가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은 인재양성이라는 틀에도 부합한다.
국세청장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 행정의 능률성 및 업무처리의 간소화를 꾀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자체적인 위임전결규정만 제대로 따라도 절반은 성공한다는 말이다.
■ 측근세력 멀리하고 넓게 소통하라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려는 국세청장이 꼭 갖춰야 할 덕목으로 "국세청장 주변에 출몰하는 소수의 '측근세력'을 가장 멀리하고 넓게 소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 전직 국세청의 고위간부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보니 주변에 항상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만 모이게 된다. 이들을 가까이 두고 이들의 말만 듣다 보면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 특히 인사권에 대한 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권형 국세청장'이라는 새로운 상(像)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언제든 국세청장 자신에게 "이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간부들을 청장 주변에 폭넓게 포진시켜 소통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청장들처럼 쓴 소리를 하는 간부를 호통으로 침묵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사람들에게 "국세청에서 부하가 가장 많은 사람은 세무서 과장이다"는 말이 보편적으로 통한다. 국세청장은 이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철저하게 성과와 능력에 따라 인사를 하려면 2만명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국세청장 혼자 전체 직원의 인사권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은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현재 국세청은 직원 전보인사시 필요한 인재를 지방국세청장 또는 국장 등 간부들이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복 발탁의 경우 어느 부서에 우선순위가 있는지도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최종 결정권은 지방국세청장, 국장이 아닌 국세청장의 몫이다. 현재로서는 소극적 의미의 인사권 분산만이 이뤄지고 있을 뿐인 셈이다.
많은 수의 국세청 사람들은 6급 이하 직원들의 승진인사에 대해서는 지방국세청장에게 대폭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체적인 승진TO가 정해져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권력의 생리상 '나눠먹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세청은 명확하게 세워진 법과 제도에 따라 가동되는 국가기관이다. 다시 말해 국세청 운영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개선,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충분히 분산시킬 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18대 백용호 국세청장이 국세청장 궐석 6개월만에 취임하면서 강력한 '쇄신 드라이브'를 천명한 것과 관련, 바람직한 국세청 개혁을 말하는 전현직 국세청 간부들을 포함해 수많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주문하는 말이다.
이들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경직된 조직특성을 유지하고 있는 국세청이 제대로 개혁되기 위해선 조직의 정점에 있는 국세청장 개인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백용호 국세청장은 ▲국세청은 국세청장 개인의 기관이 아니라는 점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신뢰와 분권 ▲측근배제와 소통의 필요성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국세청은 '1인 기업'이 아니다
"내부승진으로 국세청장이 된 사람들은 수장자리에 오르자마자 자신이 마치 사기업 오너가된 것처럼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질은 국세청장에게 국세청 주식은 단 1주도 주어지지 않습니다. 100% 소유한다고 믿는 것은 엄청난 착각이죠."
한 전직 국세청 고위공무원이 "국세청장은 잠시동안 국세청 조직의 경영이 맡겨진 위탁경영인에 불과하고, 맡겨진 기간동안 잘 관리하다가 후임자에게 넘겨줘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국세청장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 무소불위의 세무조사 권한은 모든 이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전국 2만명 국세청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 또한 국세청장의 몫이다.
이 같은 막강한 권력의 집중은 국세청장들에게 종종 '독이 든 성배'였다. 이를 자신의 출세를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세청 조직의 특성상 부하직원들이 국세청장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앙집권적 형태의 국세청 권력역학이 살아있는 한 국세청장 주변에는 '특별한 인사(?)'를 기대한 간부들이 청장의 눈과 귀 그리고 판단력을 흐리는 달콤한 말을 쏟아낼 것이고, 청장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여기에 심취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
국세청장의 역할은 '월급쟁이 CEO'의 역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번 기회에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에 대한 실질적 견제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막강한 인사권을 쥔 국세청장이 날카롭게 날이 선 감찰조직을 사조직처럼 움직여 국세청 내부의 정적 또는 심지어 민간인들까지 겁박(劫迫)하는 모습은 최근까지도 숱하게 연출되고 있다. 국세청을 국세청장 개인의 조직으로 착각하지 않는 한 있을 수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이에 따라 국세청장 자신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자신에게 집중된 권력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어렵지만 반드시 견지해야 할 국세청장으로서의 '덕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중간관리자를 믿고 권한을 나눠줘라
"몇 년 전인가 우리 국세청이 국제회의를 유치했을 때의 일입니다. 담당 국장이 행사장에 놓을 화분조차 결정하지 못하고 화분 두 개를 안고 청장실을 찾았습니다. 국세청장에게 두 개의 화분 중에 어떤 것을 행사장에 둘지 결정을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국세청장이 국세청 업무에서 어디까지 결정을 해야 하는지 국세청의 현 주소를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해주는 전직 국세청 간부의 의미심장한 말이다.
지금 국세청에서 벌어지는 일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처럼 국세청장이 결정할 일들이 너무나 많다는 데 있다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힘들다. 아주 사소한 문제까지 간부들이 국세청장에게 자연스럽게 결정권을 미루는 일이 많은 것.
얼마 전까지 국세청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에 맞춰 불필요한 일 버리기 운동을 광범위하게 전개해 왔다. 그래서였을까. 과장급 간부들은 물론 국장급 간부들까지 너도나도 이 운동에 동참해서인지 국세청장의 일만 많아지는 문제가 생겼다.
지금 백용호 국세청장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스스로의 한계를 직시하고, 중간관리 층에 책임과 권한을 대폭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한 전제는 중간관리자들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가 깔려있어야 한다.
아주 사소한 일까지 스스로 결정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으로도 한계가 있다. 국세청 조직체계에서 국세청 간부들이 맡은 업무는 그 간부가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해줘야 한다. 그것은 인재양성이라는 틀에도 부합한다.
국세청장의 권한과 책임을 분산해 행정의 능률성 및 업무처리의 간소화를 꾀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자체적인 위임전결규정만 제대로 따라도 절반은 성공한다는 말이다.
■ 측근세력 멀리하고 넓게 소통하라
많은 사람들은 성공하려는 국세청장이 꼭 갖춰야 할 덕목으로 "국세청장 주변에 출몰하는 소수의 '측근세력'을 가장 멀리하고 넓게 소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한 전직 국세청의 고위간부는 "막강한 권력을 쥐고 있다보니 주변에 항상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만 모이게 된다. 이들을 가까이 두고 이들의 말만 듣다 보면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 특히 인사권에 대한 분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분권형 국세청장'이라는 새로운 상(像)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언제든 국세청장 자신에게 "이건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간부들을 청장 주변에 폭넓게 포진시켜 소통을 활발히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과거 청장들처럼 쓴 소리를 하는 간부를 호통으로 침묵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세청 사람들에게 "국세청에서 부하가 가장 많은 사람은 세무서 과장이다"는 말이 보편적으로 통한다. 국세청장은 이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철저하게 성과와 능력에 따라 인사를 하려면 2만명 직원 개개인의 능력과 성과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국세청장 혼자 전체 직원의 인사권을 공정하게 행사하는 것은 태생적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현재 국세청은 직원 전보인사시 필요한 인재를 지방국세청장 또는 국장 등 간부들이 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중복 발탁의 경우 어느 부서에 우선순위가 있는지도 가이드라인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최종 결정권은 지방국세청장, 국장이 아닌 국세청장의 몫이다. 현재로서는 소극적 의미의 인사권 분산만이 이뤄지고 있을 뿐인 셈이다.
많은 수의 국세청 사람들은 6급 이하 직원들의 승진인사에 대해서는 지방국세청장에게 대폭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전체적인 승진TO가 정해져 있는 만큼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권력의 생리상 '나눠먹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국세청은 명확하게 세워진 법과 제도에 따라 가동되는 국가기관이다. 다시 말해 국세청 운영과 관련한 법과 제도를 개선, 국세청장에게 집중된 권한을 충분히 분산시킬 수가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