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 빌딩을 소유하며 부동산 임대업을 하고 있는 K씨는 5년 전 카페를 경영해 보겠다는 아들에게 건물 일부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들이 자기 돈 들여서 사업하겠다기에 장소만 제공해 준 것이니 뭔 문제가 있겠냐고 생각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아들에게 사용하게 해 준 부분도 임대료를 받은 것으로 인정해 5년간의 세금을 한번에 추징당하는 세금 철퇴를 맞았다.
아들에게 준 것도 아니고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빌려주기만 한 것도 세금을 내야 할까?
□ 특수관계자간 거래는 인정 못 받을 수도= K씨의 사례와 같이 아들이나 친족과의 거래는 자칫 안이하게 생각해 뜻하지 않던 세금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이런 특수 관계자간 거래는 과세당국의 입장에선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행위계산의 부인'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공평한 과세를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부당행위계산부인은 법인이나 개인의 행위, 그리고 회계처리나 법률상의 내용이 보편타당하더라도 세무계산상 그 내용과 성질이 조세를 부당하게 감소하거나 회피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그 행위나 계산 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특수관계자간 거래가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부동산임대소득과 사업소득, 기타소득이 있는 사람이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과의 거래를 통해 해당 소득의 세금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률적으로나 회계기준상으로 잘못이 없다고 해도, 이를 부인하고 세법에 따라 세금을 계산하게 된다.
부당행위계산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시가와의 차액을 소득금액에 가산해서 계산하게 되는데, K씨의 경우 무상으로 임대해줬기 때문에 동일한 수준의 시중 임대료를 기준으로 세금을 계산해 추징하게 되는 것.
여기서 '시가'는 해당 거래와 유사한 상황에서, 특수관계자 외의 불특정 다수인과 계속적으로 거래한 가격 또는 특수관계자가 아닌 제3자간의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이 된다.
□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경우?= 그렇다면 조세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부당행위로 보는 기준은 무엇일까.
먼저 특수관계자로부터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자산을 매입하거나 반대로 특수관계자에게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자산을 양도한 때, 그리고 특수관계자로부터 금전이나 기타 자산, 용역을 높은 이율로 차용하거나 제공받을 때에는 부당하게 조세를 감소시킨 행위로 간주된다.
이때 시가와 거래금액의 차이는 3억원 이상이거나 시가의 5%에 상당하는 금액 이상의 경우에 부당한 행위로 보고 있다.
또 특수관계자에게 금전이나 기타 자산을 무상이나 혹은 낮은 이율 등으로 대부하거나 제공한 경우, 앞서 K씨와 같은 경우에도 부당한 조세감소사례로 판단한다. 다만 직계존비속에게 주택을 무상으로 사용하게 하고 그 직계존비속이 실제 그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아울러 수익도 없는 특수관계자의 자산을 매입하면서 비용을 부담했을 경우나 기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로 인해 그 해 총수입금액이나 필요경비의 계산에서 조세의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될 때도 포함된다.
□ 특수관계자는 누구?= 현행 세법에서는 각 세법별로 특수관계자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열거돼 있지 않은 관계는 특수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신 열거 돼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하며, 특히 상속 및 증여세법의 경우에는 각 규정별로 특수관계자의 범위를 별도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수관계자의 범위는 다음과 같다.
1. 친족.
2. 종업원 또는 그 종업원과의 생계를 같이하는 친족.
3. 종업원 외에 금전이나 기타 자산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 또는 이들과 생계를 함께하는 친족.
4. 본인이나 위의 1호 또는 3호에 규정하는 사람이 소유한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합계가 총발행주식수 또는 총줄자지분의 30%이상이거나 본인이 대표자인 법인.
5. 본인과 1, 3호에 규정하는 사람이 이사의 과반수이거나 출연금의 50%이상을 출연하고 그 중 한명이 설립자로 돼 있는 비영리법인.
6. 4호 또는 5호에 해당하는 법인이 총발행주식수 또는 총출자지분의 50% 이상을 출자하고 있는 법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