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원단을 도·소매하고 있는 L씨는 1년 전 A씨로부터 시가 1억원 상당의 원단을 절반값인 5000만원에 팔겠다는 제의를 받고 현금을 주고 구입한 적이 있다. 평소 거래가 없던 사람이었지만 부도위기에 몰려 어절 수 없이 싼값에 판다는 A씨의 사정을 믿었고, 또 워낙 싼값이라 선뜻 구매하게 된 것.
당시 사업자등록증 사본도 확인했고, 세금계산서도 받아뒀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L씨는 최근 관할세무서로부터 A씨가 자료상으로 확인됐다며 실제 거래사실을 입증하라는 통보를 받고 충격에 휩싸였다.
만약 입증하지 못하면 매입세액 공제도 받지 못하고 매입비용도 인정받지 못하며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소득세도 추징당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L씨는 과연 세금을 추징당하게 될까.
□ '가공거래'와 '위장거래'는 천양지차= 사업을 하다보면 L씨처럼 나름대로 주의를 기울인다고 노력했지만 거래처 때문에 위장이나 가공거래로 의심되는 자료가 발생할 수 있다.
'위장거래'는 실제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거래상대방으로부터 자료를 받지 않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료를 받은 경우이고, '가공거래'는 실제 거래가 없었음에도 거래가 있었던 양 자료를 주고받은 것을 말한다.
L씨의 경우 실제 거래가 있었지만 거래 상대방인 A씨가 가공거래로 자료를 주고 받는 자료상으로 확인됐기 때문에 A씨로부터 받은 자료들이 모두 가공된 것일수도 있기 때문에 입증할 길이 막막한 상황.
당초 거래가 가공거래로 밝혀지면 매입세액불공제로 부가세를 추징당하고, 매입비용도 인정하지 않아 소득세를 추징당하게 된다. 특히 L씨가 해당거래의 내용을 장부에 기장하고 그에 따라 소득세를 신고했다면 매입비용 전액이 소득금액으로 가산돼 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반면, 위장거래로 인정되면 매입세액만 불공제되기 때문에 부가세만 추징당하고 소득세는 추징되지 않는다.
때문에 L씨의 경우 실제 거래가 있었다는 거래사실의 입증이 꼭 필요한 것.
□ 의심스런 거래처는 금융기관 통해 대금 지급해야= 거래사실을 입증하고자 할 때 가장 객관적이고 확실한 방법은 금융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다.
거래대금을 직접 지급하지 않고 은행을 통해 송금한 다음 무통장입금증 등 증빙서류를 갖춰 놓으면 국세청으로부터 입증받기가 쉽다.
L씨의 경우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람이 자료상으로 판명된데다 물품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했기 때문에 거래사실을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L씨의 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해도, 그것이 거래상대방인 A씨에게 갔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
따라서 평소 거래가 없었던 사람이나 의심스러운 거래상대방과의 거래에서는 가급적 금융기관을 통해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또하나의 절세비결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금융기관을 통해 거래를 할 만한 상황이 못된다면, 거래상대방의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받아놓고, 수표사본을 보관해두거나 거래명세서에 운송자의 인적사항(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운반차량의 번호 등이라도 기록해 둬서 최대한 자신의 결백함을 입증할 차선책을 마련해 둬야 한다. <도움 : 국세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