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과세불발] 왜 세무조사 받았나

국세청이 배용준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150억원 대의 세금을 추징하려 했다가 불발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세청이 왜 배씨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세청의 배씨에 대한 세무조사는 작년 7월경 착수돼 한 차례 조사연장까지 하면서 작년 말경에야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이 개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반년에 걸쳐 벌일 정도로 시간을 오래 끄는 경우는 드물다.

삼일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국세청 세무조사는 배씨가 지난 2006년 3월 코스닥등록법인인 '오토윈테크('키이스트'로 상호변경)'의 최대주주가 된 뒤 'BOF'를 우회 상장시키는 과정에 집중됐다.

BOF를 우회상장 시키기 위해 배씨는 자신이 82.44%의 지분을 갖고 있는 BOF 주식을 주당 19만4000원씩에 2006년 7월 모두 키이스트로 넘겼다. 주당 19만4000원은 삼일회계법인이 '배용준'이라는 이름 값에 비춰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을 추정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배씨가 보유한 주식이 14만8655주임을 감안하면 키이스트로부터 288억3900만원을 받은 셈. 이를 통해 배씨는 비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 10%의 세율로 계산한 양도소득세를 내고도 상당한 차익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키이스트가 BOF를 자산양수도를 통해 사들일 당시 주당 19만4000원으로 평가할 때 추정했던 미래수익과 실제수익의 차이가 크게 나면서 'BOF' 우회상장은 국세청의 의심을 받기에 이르렀다.

키이스트에 따르면 BOF를 사들인 첫해인 2006년 287억1742만2000원의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정했지만, 실제 실적으로 잡힌 매출은 137억6596만9000원에 불과해 주식평가 당시 추정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배씨가 비상장주식 양도에 대해 10%의 세율을 적용해 양도소득세를 냈지만, 키이스트가 최대주주인 배씨에게 시가보다 현저하게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준 경우 시가와의 차액에 대해선 50% 세율이 적용되는 증여세를 과세할 수도 있다는 확신을 국세청이 갖게 된 것.

결국 서울지방국세청 조사3국은 배씨가 BOF를 우회상장한 2년 뒤인 작년 7월 배씨의 양도소득세 신고의 적정성을 따져보기 위한 주식변동조사에 나섰던 것.

이후 국세청은 반년에 가까운 조사 끝에 150억원에 이르는 세금을 추징하려 했지만, BOF주식평가 과정부터 깊숙히 배씨 일에 관여했던 삼일회계법인의 치밀한 대응으로 과세는 불발에 그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