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경쟁' 세무사업계-기장수수료 적정선은?-②

업계에서 덤핑경쟁을 막자는 얘기는 많지만 현실적으로 얼마의 기장료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3만원짜리, 5만원짜리도 난무한다"며 서로 손가락질만 할 뿐 스스로가 받는 수수료는 자기만의 '1급비밀'이나 다름없다.

수수료 자율화라는 점에서 사실 3만원을 받던 5만원을 받던 누가 뭐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격사로서 서비스 대가를 받는 것인만큼 말 그대로 자율이다.

그래서 업계로서도 고민이 많다. '가격담합'으로 제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업계 일괄적인 '가격 기준표'를 산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일부 세무사들은 과당경쟁으로 쌍방이 피해를 감수하기보다는 가격담합이 아닌 선에서 일정금액을 정하고 서로가 지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얼마를 받아야 적정 수수료일까?

□ 적정 기장수수료는 얼마?

과연 얼마의 수수료를 받아야 '적정'한지 조세일보가 일부지만 실제 일선에서 세무대리업무를 하고 있는 세무사들의 협조를 받아 조사를 해 봤다.

이들 세무사들에 따르면 개인의 경우 ▲1억원 미만(수입금액 기준) 12만원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15만원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 20만원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25만원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 30만원 ▲2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35만원 선이 적당하다는 의견이다.

법인의 경우에는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수입금액 기준) 20만원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 25만원 ▲5억원 이상 10억원 미만 30만원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 35만원 ▲20억원 이상 30억원 미만 40만원 선이 적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세무사는 이와 관련해 "지난 1999년과 비교할 때 기장수수료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인건비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외형별 기장수수료를 일정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표 참조)

□ "기장수수료 법제화 추진 필요하다"

기장수수료는 지난 1999년 이전과 비교할 때 변동이 거의 없다는 것이 세무사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에 따라 세무사업계 일각에서는 1999년 이전 '보수기준표'를 현실에 맞게 다시 조정해, 아예 '법제화'하는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무사업계에 따르면 보수기준표가 있을 당시 기장수수료는 개인의 경우 ▲1억원 미만 10만원 ▲1억원 이상 3억원 미만 15만원 ▲3억원이상 5억원 미만 20만원을 받았지만 보수표가 폐지된지 10년이 가까운 현재에도 대부분 세무사들은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실정.

한 세무사는 이에 대해 "수수료를 무리하게 다운시키면서까지 기장을 유치하려는 세무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다운에 다운을 거듭하면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이 세무사는 이어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 또한 지난 1999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인건비와 물가 등을 고려할 때 외형별 기장 수수료를 일정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세무사는 "외형에 따라 기장료를 정해 놓는 방안보다는 차라리 공인회계사와 변호사들처럼 법정수수료를 정해 놓는 방안이 더 효율적"이라며 "세무사회 차원에서 이를 법제화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장수수료가 법제화 될 경우 세무사간 과다경쟁은 사라질 것"이고 "기장료 덤핑과 세무사간 반목과 질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세무조정 수수료는 얼마가 적당한가?

기장수수료 외에 세무사들이 기업들과 또다른 가격 실랑이를 벌여야 하는 것은 세무조정수수료다.

세무조정은 기장을 하는 세무사가 맡아서 하는게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유치를 위한 싸움을 덜하다. 하지만 조정료의 많고 적음에 따라서도 기장을 옮기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가격경쟁에서 자유롭지 않은게 현실이다.

세무조정이란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차이를 조정하는 절차를 말한다. 즉, 기업이 일반적으로 공정ㆍ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작성한 재무제표상의 당기순손익을 기초로 법인의 과세소득을 계산하기 위해(세법의 규정에 따라) 익금과 손금을 조정하는 절차이다.

이 때 기업은 세무사에게 세무조정을 맡기고 외형금액에 따라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하는데 이를 세무조정 수수료라고 한다. 하지만 세무조정 수수료 또한 기장료와 마찬가지로 자율화 되어있다.

세무조정 수수료와 관련한 최대 이슈도 수 년 동안 별다른 가격변동이 없다는 점이다. 적어도 인건비 및 물가상승분을 감안해 세무조정 수수료도 올려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조세일보가 현재 업계에서 원하는 적정가격을 조사해 봤다. (관련기사 표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