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24시-④] 부산세관, "밀수는 공공의 적"

'24시간·360도 회전' 밀착 감시

밀수 혐의 선박·선원 CCTV로 포착…감시정·순찰차 "완벽 협력수비"

지난 2월 28일 오전 11시. 일본과 한국을 정기적으로 오고가는 '코렉스 부산'호가 부산항 7부두에 들어왔다.

이 외항선에는 밀수 전력이 있는 우범 선원 명단에 올라 있는 강 모(52세, 남)씨, 고 모씨(56세, 남)가 탑승한 것으로 파악, 부산세관은 감시국은 한 달 전부터 이 배를 주목하고 있었던 터였다.

조금 후인 11시 20분. 7부두를 담당하는 육상감시2과 CCTV에 고 씨가 검은 색 비닐봉지를 들고 부산항 7부두 정문을 통과해 배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 씨가 들어간지 5∼10분 후 강 씨와 함께 주의를 살피며 허겁지겁 배 밖으로 내려오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
 
육상감시 직원들은 이들의 모습을 보는 순간 수상하다고 판단, 임동근 반장(45세, 6급) 등 2명이 순찰차를 타고 바로 현장으로 출동해 7부두 정문을 통과하려던 이들 선원을 붙잡았다.

조금만 늦었어도 이들이 정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갈 뻔했던 순간이었다.

임 반장을 이들에게 한 사람씩 문형 금속 탐지기를 통과할 것을 요청했다.

그 순간 갑자기 고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고 씨는 아침에 입항 수속을 하면서 면세품을 가지고 나갈 때도 신변 검색을 했다며 욕설을 내뱉고, 기분 나빠서 탐지기를 통과하지 못하겠다며 배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금괴를 넣은 의료용 복대의 모습 ◆‥밀수입된 금괴 6개의 모습

임 반장 등은 이들 외항 선원들을 배로 돌아가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동시에 몸에 금괴 등을 감췄는지를 알기 위해 고 씨의 몸을 더듬었다. 그의 몸에는 아무 것도 숨기지 않은 것 같아 함께 내려온 강 씨에게로 눈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강 씨가 중고 선박 엔진을 쌓아둔 보세화물 장치장으로 발길을 돌려 소변을 보는 척 하며 몸에 두른 복대를 엔진 사이에 숨기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강 씨가 숨긴 것은 특수 제작한 복대에 감춘 금괴 6kg, 시가 1억원 상당의 밀수품이었다. 결국 이들 밀수 선원들은 지난 3월 3일 관세법위반혐의로 구속됐다.

◆CCTV 113대가 밀수 혐의자·선박 밀착 감시

이 사건이 터진지 세 달여가 지난 5월 24일 우리 나라 제1의 항구인 부산항을 감시하는 부산세관 종합감시실에는 72대의 CCTV 카메라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부산 북항의 곳곳을 감시하고 있는 것이다. 종합감시실 직원들을 줌, 포커스 기능을 이용해 의심이 드는 장면을 밀착해서 보기

도 하고, 카메라를 360도 회전해 주변을 감시하는 등 화면을 집중 분석하고 있었다.

종합상황실에서 분석하고 있는 부산 북항의 72대 감시카메라는 이외에도 감천항에도 41대의 CCTV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총 113대의 고성능 CCTV 감시카메라가 수백여척의 외항선과 하루 평균 1만5000여명에 달하는 부두출입자, 2만여대에 이르는 출입차량을 밀착 검색하고 있었다.

종합상황실에서는 부산항의 해상을 기동 감시하는 10척의 감시정과 육상 부두 주변을 감시하는 44대의 순찰차량 활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들과 연락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외항선 선원이 물건을 내리는 장면 등 밀수 의심이 드는 장면이 CCTV화면에 포착되면 감시종합상황실에서 화면을 분석하는 직원이 즉시 육상 감시 순찰차에게 지령을 내려 그들을 검거하기 위해 출동한다.

특히 총기류, 대테러 물품 등이 적발되면 종합상황실에 보고하는 동시에 검찰 등 관련기관에 즉각 통보해 합동신문 등 사후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특별기동팀은 독자적으로 계속해서 감시대상 선박의 주변 등 현장을 감시하고 있었다.

특히 부산항의 경우 러시아 선원 총기 사건이 발생하는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밀수 등을 항상 밀착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 종합감시실 담당 직원들의 전언이다.

또 부산세관은 지난해 5월부터는 선박입항이 가능한 항·포구를 위험도에 따라 A급(안전), B급(대체로 안전), C급(미흡), D급(취약) 등 4단계로 분류해 해상분산밀수를 단속하고 있다.

이는 최근 컨테이너검색기, 감시종합정보시스템 등 첨단 과학장비 설치 등에 따라 감시가 강화돼 부두를 통한 직접밀수가 어려워지자 세관감시가 곤란한 원거리 해역이나 서남해안 우범 항·포구를 통해 분선 우회밀수가 다시 발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부산세관은 이같은 노력으로 기동감시시스템을 갖춘 이후 3년간 총 126건의 밀수 등을 적발했다. 2004년에 47건에서 지난해 58건으로 검거 실적이 늘어났으며 올해 들어서만 21건의 밀수 등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품목별로는 금괴만 2건, 52kg을 적발했으며, 고급 양주, 면세 담배, 냉동수산물 등의 밀수도 적발됐다.

부산세관은 올해 한-일, 한-중을 오가는 보따리상과 일시 반출입 차량을 이용한 밀수에 대해 집중 단속을 심시하는 한편 외국 수출용 국내 전자제품에 대해 철저히 심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부산세관은 세관 감시종합상황실의 부두 내 CCTV를 이용한 감시와 기동감시반의 부두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일시 반출입 차량에 대한 검사 인력을 강화했다.

부산세관은 앞으로 해외주재관, 국가정보원, CSI 등과 협조해 수출물품 부정 유출 및 역수입에 대한 정보수집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다.

◆우리 나라 최대 항만 세관 부산세관은 어떤 곳

부산경남본부세관(세관장 오병태)은 우리 나라 최대 항만세관으로 지난 1883년 처음 부산해관으로 개청해 올해로 123주년이 됐으며, 권역내 11개 세관과 공항 및 여객부두, 국제우체국 등이 있다. 부산세관은 전국 컨테이너화물의 약 79%, 1191만4000TEU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중 44%가 환적화물이다. 환적화물의 경제적 효과가 1TEU당 25만8556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해 1조3553억9102만960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셈이다.
  
또 올해부터는 전국 최초로 인터넷으로 국제 우편물을 통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국민들이 전국의 선박 편으로 오는 국제 우편물이 부산국제우편세관을 거쳐 세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편안하게 받아 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현재 2011년을 목표로 신항만을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있다.

신항만은 부산과 진해, 두 도시를 걸쳐 총 104.8㎢. 3171만평에 총 예산 10조원이 투입돼 거대한 항만이 들어서는 것.

이는 우리나라 최대의 항만세관인 부산세관이 비즈니스 중심의 해양 물류 거점 지역으로 커나가기 위한 발돋움이다.

수년 내에 부산항의 보다 큰 역할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