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상품 판매상과의 12시간 대치 현장
다.
서울세관 조사요원들은 일단 아파트 경비를 통해 물품이 자주 오고 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집에서 판매를 해 왔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별거 아니다. 수사에 협조해 달라'고 수 차례 간곡하게 설득하며 7시간 동안 피의자의 부모와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조사요원들은 끝까지 현장조사를 하지 않을 경우 증거품을 없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수를 할 수 없는 상황.
오후 6시. 긴 시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결국 피의자의 부모는 협조를 거부했다.
조사요원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에 영장발부를 긴급히 요청, 오후 9시40분 영장을 받았다. 물리적 충돌이나 돌발상황 발생에 대비해 경찰력도 동원했다.
밤 11시.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혐의자의 부모가 문을 안에서 잠궈 문을 강제로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문을 부술 경우 이웃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됐다.
선 계장은 "법을 위반한 피의자를 검거하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지만 20대 젊은이들이 손쉬운 방법으로 학비를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죄 의식 없이 가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짜 상품 수입·판매상이 더 이상 '일확천금'을 노리고 밀수입을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의 직업을 바꾸게 만들겠습니다"라는 각오도 덧붙였다.
서울세관 조사요원들은 이처럼 가짜 상품 단속을 위해 '전쟁'중이다.
이날 현장 단속이 있은 후 두달 여 뒤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서울세관. 요란한 현장단속과는 사뭇 조용한 분위기였다.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명품 모조상품, 소위 짝퉁 제조자와 공급자, 수입자, 판매자 등으로 귀결되는 연결고리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분석에 몰입해 있는 모습들이었다.
또 일부 조사요원들은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일간 현장에서 밤을 세우고 있어 사무실 은 빈 자리가 많았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는 추적과 정보분석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조사요원들의 노력으로 서울세관은 지난 2월부터 '가짜상품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약 436억원에 달하는 정품 모조상품을 검거해 이미 작년 한 해 적발 실적(293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 대포폰·대포차는 '필수'
는 밀수범보다 '한 수 위'라는 것이 조사담당 직원들의 설명이다.
더욱이 세관의 경우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만 조사권한이 있기 때문에 우선 인터넷 판매자를 단서로 수입자 등을 추적하고 이들의 상관관계까지 밝혀내야 한다.
이 때문에 조사담당직원들은 가짜 상품 판매·공급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통관·외환·세적자료 등 가능한 모든 자료를 연계 분석해 물품의 수입·판매과정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세관 조사국은 이번 단속 목적이 가짜 상품의 수출입·판매자들을 검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전업'하도록 유도해 가짜 상품 수출입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밀수나 가짜 상품 수입에 대한 단속을 하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수입·판매상이 줄었다가 단속이 끝나면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 장기적으로는 단속 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짜 상품은 저위험·고수익 산업으로 인식돼 의류·가방 등 일반 제품은 물론 의약품이나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산되는 등 새로운 범죄형태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세관 양병두 조사국장은 "일시적인 단속이 아닌 6개월 이상 계속해서 단속을 실시함으로써 가짜 상품 수입·판매상들이 다른 합법적인 업종으로 전업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우리 나라가 '가짜 상품 수출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조속히 개선되도록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짝퉁은 수입하고 국내산은 일본으로"
지난 3일 일본 수입업자와 국내 포장센터가 짜고 국내에서 가짜 가방 등을 구입해 국제우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발송하고 이익금을 나눠 먹은 사건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들은 국내에서 가짜 루이비통 가방 89개, 핸드폰 줄 550개 등 총 시가 2억3000만원 상당을 구입해 국제특급우편물을 이용, 불법 발송하다 적발됐다.
◆서울세관은?
서울세관은 1907년 11월 1일 인천해관 마포감시서로 설치되었으며,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친 후 정부 수립과 동시에 재무부 관세국 소속 서울세관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산하에 구로세관, 성남세관, 안양세관, 속초세관, 동해세관, 대전세관, 청주세관, 천안세관, 의정부세관, 서울국제우편세관, 충주세관, 대산세관 등 12개 세관을 두고 있다.
서울세관 직원은 총 412명이며, 조직은 조사·심사·통관 등 3개국, 3담당관,·10과· 1실·8심사관·3조사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세관은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 중부지역의 중심세관으로서 선진통상국가를 실현하는 보이지 않는 유비쿼터스세관을 지향하고 있다.
| 지난 2월 20일 오전 11시. 서울세관 조사국 요원 4명은 유명 브랜드 모조상품, 소위 짝퉁 가방 수백개를 시중에 팔아온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분당의 한 아파트 9층에 도착했다. 피의자는 이미 밖으로 나간 상태여서 조사요원들은 피의자의 부모에게 '아드님이 판매한 것으로 확인이 돼서 조사를 나왔다'며 협조를 요구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영장을 가지고 오라는 문전박대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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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세관 조사요원들은 일단 아파트 경비를 통해 물품이 자주 오고 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집에서 판매를 해 왔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별거 아니다. 수사에 협조해 달라'고 수 차례 간곡하게 설득하며 7시간 동안 피의자의 부모와 신경전을 벌였다.
이날 조사요원들은 끝까지 현장조사를 하지 않을 경우 증거품을 없앨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철수를 할 수 없는 상황.
오후 6시. 긴 시간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결국 피의자의 부모는 협조를 거부했다.
조사요원들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검찰에 영장발부를 긴급히 요청, 오후 9시40분 영장을 받았다. 물리적 충돌이나 돌발상황 발생에 대비해 경찰력도 동원했다.
밤 11시. 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혐의자의 부모가 문을 안에서 잠궈 문을 강제로 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
너무 늦은 시간이어서 문을 부술 경우 이웃 주민들의 피해가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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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를 지휘하던 선평우 계장은 하는 수 없이 직원들에게 '우리가 고생하자'며 잠복근무를 결정했다. 아침에 다시 작업(?)을 시작할 것을 지시한 것. 이 때부터 직원들의 밤샘은 시작됐다. 더구나 밤 새 증거품을 없애지 못하도록 1시간씩 교대를 하며 아파트 앞뒤를 감시해야 했다. 다음날 오전 8시 30분. 직장인들이 출근한 후에 조사 직원들은 자물쇠를 부수고 집으로 들어갔다. 조사요원들은 피의자의 방에서 가짜 명품 가방 200여개와 지갑 30여개를 압수하고 피의자가 자진 출두하도록 조치했다. 사건이 일단락 된 후 선 계장은 "그날 고생은 했지만 아침 6시 옆집에 사시는 노부부가 고생한다면서 끓여 내 준 된장국에 마음이 풀렸다"고 소회했다. |
선 계장은 "법을 위반한 피의자를 검거하는 것은 꼭 해야 할 일이지만 20대 젊은이들이 손쉬운 방법으로 학비를 벌 수 있다고 생각하고 죄 의식 없이 가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고 말했다.
그는 "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인생에 오점을 남길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가짜 상품 수입·판매상이 더 이상 '일확천금'을 노리고 밀수입을 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의 직업을 바꾸게 만들겠습니다"라는 각오도 덧붙였다.
서울세관 조사요원들은 이처럼 가짜 상품 단속을 위해 '전쟁'중이다.
이날 현장 단속이 있은 후 두달 여 뒤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서울세관. 요란한 현장단속과는 사뭇 조용한 분위기였다.
온라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명품 모조상품, 소위 짝퉁 제조자와 공급자, 수입자, 판매자 등으로 귀결되는 연결고리를 파악하기 위한 정보분석에 몰입해 있는 모습들이었다.
또 일부 조사요원들은 피의자를 검거하기 위해 수일간 현장에서 밤을 세우고 있어 사무실 은 빈 자리가 많았다.
겉으로는 조용해 보이지만 끊임없는 추적과 정보분석이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조사요원들의 노력으로 서울세관은 지난 2월부터 '가짜상품과의 전쟁'을 선언한 이후 약 436억원에 달하는 정품 모조상품을 검거해 이미 작년 한 해 적발 실적(293억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 대포폰·대포차는 '필수'
| 서울세관에 따르면 최근 들어 가짜 상품의 유통은 진짜와 가짜를 섞어 판매 하는 등 점차 지능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포폰 여러 개를 사용하고 발송주소를 허위로 기재하거나 자세한 주소를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조사망을 피해가고 있다. 특히 대포폰은 기본이고 집 전화도 없고 자동차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록돼 있는 등 자신의 신분을 숨기는 데 있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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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세관의 경우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만 조사권한이 있기 때문에 우선 인터넷 판매자를 단서로 수입자 등을 추적하고 이들의 상관관계까지 밝혀내야 한다.
이 때문에 조사담당직원들은 가짜 상품 판매·공급 조직을 검거하기 위해 통관·외환·세적자료 등 가능한 모든 자료를 연계 분석해 물품의 수입·판매과정을 조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울세관 조사국은 이번 단속 목적이 가짜 상품의 수출입·판매자들을 검거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을 '전업'하도록 유도해 가짜 상품 수출입량을 줄이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밀수나 가짜 상품 수입에 대한 단속을 하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수입·판매상이 줄었다가 단속이 끝나면 다시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 장기적으로는 단속 효과가 적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가짜 상품은 저위험·고수익 산업으로 인식돼 의류·가방 등 일반 제품은 물론 의약품이나 자동차 부품 등으로 확산되는 등 새로운 범죄형태로 부각되고 있다.
서울세관 양병두 조사국장은 "일시적인 단속이 아닌 6개월 이상 계속해서 단속을 실시함으로써 가짜 상품 수입·판매상들이 다른 합법적인 업종으로 전업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우리 나라가 '가짜 상품 수출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조속히 개선되도록 단속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짝퉁은 수입하고 국내산은 일본으로"
| 실제 서울세관은 이러한 노력으로 적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중국 광저우시 짠시루 시장에서 구입한 후 밀수입한 중국산 가짜 디스퀘어드 상표 시계 1560점과 동대문 시장에서 구입한 중국산 가짜 지스타 상표 바지 250점 등 시가 12억원 상당을 동대문시장 등지에서 판매한 업자를 적발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가짜 상품 구입자금 미화 6000불을 불법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휴대반출 후 중국 가짜 판매상에게 지급했다가 세관에 발각된 것이다. 또 중국 광저우에서 가짜 샤넬 지갑 963점, 크리스찬 디올 시계 2544개를 구입한 후 인천항 한중여객선 보따리상을 통해 국내로 밀수입하거나, 가짜 시계를 수입하면서 상표없는 시계로 위장 수입 통관한 사실도 밝혀내기도 했다. 이들은 불법 수입한 물품 15억원 상당을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다가 서울세관의 단속망에 걸려든 것이다. 서울세관은 국내에서 제조된 가짜 상품이 일본으로 수출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최근에는 중국 등지에서 제조된 짝퉁이 우리 나라를 거쳐 국내 생산품으로 위장·수출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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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일본 수입업자와 국내 포장센터가 짜고 국내에서 가짜 가방 등을 구입해 국제우편을 이용해 일본으로 발송하고 이익금을 나눠 먹은 사건이 대표적인 케이스. 이들은 국내에서 가짜 루이비통 가방 89개, 핸드폰 줄 550개 등 총 시가 2억3000만원 상당을 구입해 국제특급우편물을 이용, 불법 발송하다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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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짝퉁은 대부분 중국산이라는 것은 이미 소비자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제조국이 베트남, 태국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점에서 서울세관 조사국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세관 조사국 요원들의 '가짜상품과의 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세관은?
서울세관은 1907년 11월 1일 인천해관 마포감시서로 설치되었으며,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친 후 정부 수립과 동시에 재무부 관세국 소속 서울세관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산하에 구로세관, 성남세관, 안양세관, 속초세관, 동해세관, 대전세관, 청주세관, 천안세관, 의정부세관, 서울국제우편세관, 충주세관, 대산세관 등 12개 세관을 두고 있다.
서울세관 직원은 총 412명이며, 조직은 조사·심사·통관 등 3개국, 3담당관,·10과· 1실·8심사관·3조사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세관은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 중부지역의 중심세관으로서 선진통상국가를 실현하는 보이지 않는 유비쿼터스세관을 지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