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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전 만해도 세무사, 회계사 등은 고소득 보장은 물론 사회주도층으로서 당당히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만한 위치에 있었다. 1등 신랑감(혹은 신부감) 축에 속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영 딴판이 됐다. 넘쳐나는 공급에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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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공급과잉, 수요축소라는 '경제원리'의 불균형만이 세무대리 시장을 어렵게 하는 것이라 판단할 수 없는 것이 사실. 업무영역의 축소, 즉 정부 주도하의 업역 축소(?)도 시시각각 시장의 목을 조여오는 형국이다.
이 같은 시장 구조의 변화는 세무대리인들이 '자격사'로서의 설자리를 야금야금 앗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소득과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던 세무사, 회계사 자격증은 차츰 그 빛을 상실해가고 있는 셈이다.
□ 1일 6600여건, 거대한 '무료' 세무상담 코너‥"세무대리인 필요 없네"
국세청이 변하고 있다.
과거 권력기관으로 불리며 일반인들은 도통 넘볼 수 없는 담장 안에 가려져 있던 국세청이 차츰 담장을 허물고 있다. 조세문제와 관련한 대국민 서비스기관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사실상 그 시초(始初)가 된 것은 지난 2001년 개소된 '국세종합상담센터'다. 전화 한 통이면 조세문제와 관련한 사항을 공짜로 받을 수 있다. 원한다면 '무한리필'도 가능하다.
지난 2005년을 기준으로 국세종합상담센터가 1일 소화한 상담건수는 무려 6651건(전화 6125건, 서면 24건, 인터넷 460건, 방문상담 43건). 1년 동안 총 176만2633건의 세무상담 서비스를 일반 납세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세무사와 회계사 등 세무대리인들이 주도했던 세무상담이라는 고유의 역할이 사실상 정부기관에 잠식당한 셈이다. 과거에는 세무대리인들이 세무상담료를 통해 짭짤한 수입을 얻기도 했지만 이제는 '옛일'이 됐다.
□ 정부 주도의 업역축소, 업계 숨통 조이는 '쓰나미'
지난 2004년 12월 국세청은 고시개정을 통해 직전년도 수입금액 5억원 미만 법인은 세무사 등 대리인들이 작성한 외부조정계산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을 바꿨다.
세무대리 시장은 대번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4년 전체 법인세 신고인원 31만6777명 중 5억원 미만 법인은 14만4868명으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무사 등 대리인들의 입장에서 수익원의 '절반'을 몽땅 빼앗긴 셈이 된 것.
게다가 전문적인 외부조정을 받지 않아도 되는 만큼 경영지도사 등 무자격자들의 조력으로 자체기장만 가지고 세금신고를 할 수 있게 되어 더욱 업계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세무사회는 이와 관련해 5억원 미만 법인을 다시 외부조정대상에 포함시켜 줄 것을 정부당국에 건의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지만 정부당국은 당초의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큰 피해가 없는 방향으로 후퇴하기는 했지만 정부가 '성실납세제도'를 도입하려 한 것도 따지고 보면 궁극적으로 세무대리인들의 업무영역 축소(수익원 축소)를 타겟으로 삼고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에 던져준 충격은 거셌다.
이 같은 일련의 시장 상황은 결과적으로 세무대리인들 스스로의 자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기존 수익원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새로운 수익원(블루오션)을 찾는데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동반자격이었던 정부당국도 더 이상 세무대리인의 '편'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정부 주도하의 수익원 발굴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