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12·12 군사쿠데타로 81년 3월 정권을 잡은 전두환 전대통령은 제5공화국 7년 재임기간 동안 2명의 군출신 측근을 국세청장에 임명했다. 이들은 바로 제5대 안무혁 국세청장과 제6대 성용욱 국세청장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임명한 4명의 국세청장이 국가재건이란 대명제를 목표로 한 포석차원의 인사였다면, 전두환 정권의 국세청장들은 뒤늦게 드러난 정치자금 사건 등에서 보여주듯 통치권 유지 차원의 측근심기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13대 대선을 앞둔 87년 10월 국세청장에서 자리를 옮긴 안무혁 안기부장과 성용욱 국세청장 등을 통해 대선자금을 모금했고, 이들은 이로 인해 1996년 8월26일 나란히 법정에 서서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 제5대 안무혁 청장…국세청을 최강 권력기관으로 구축
1982년 5월 초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던 장영자와 안기부 간부출신인 그녀의 남편 이철희가 대규모 어음사기를 친 사건이 드러나 정·재계가 벌칵 뒤집혀질 정도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그 달 5월 20일 전두환 대통령은 국세청장을 당시 김수학 국세청장에서 자신의 군부 측근인물인 안무혁 당시 제2대 사회정화위원장으로 교체시킨다. 국세청은 이 때부터 87년 5월까지 안무혁 청장 재임기간 5년 동안 개청이래 가장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육사 14기인 그는 공병여단장과 건설공병단 단장을 지내다 80년 국보위 건설분과 위원을 지내며 12·12세력과 인연을 맺었으며, 제1공병단 여단장(준장)을 지내던 81년 제14기 하나회 회원이 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81년 육군 준장으로 예편한 그는 국보위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정화위원회 제2대 위원장을 맡았으며, 이듬해 5월 국세청장에 임명돼 5년간 재임한 뒤 87년 5월부터 1년간 안기부장에 임명될 정도로 전 대통령 집권기 내내 핵심세력이었다.
그는 국세청은 청와대와 가까워야 된다는 막연한 논리를 양평동에 위치했던 국세청을 지금의 수송동으로 옮기면서 현실화시켰고, 서울청의 1급 승격은 물론 직세·간세·조사국장을 3급 부이사관으로 격상시키는가 하면 방산·남인천·남양주·여의도·개포·광명세무서를 신설했다. 그의 막강한 힘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내부의 비대해진 힘을 숨기기 위해서였을까. 안 청장은 대납세자 친절운동을 거청적으로 전개했는데, 웃는 얼굴이 그려진 친절표식을 직원들 가슴에 부착시키는가 하면 기본대화요령을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매일 친절교육을 시키도록 '친절'을 특히 강조했다.
안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5일만인 25일 장영자·이철희 사건관련 조세포탈혐의자 17명의 재산을 전격 압류조치 하면서 사건을 잠재웠다.
이철희·장영자 사건은 제5공화국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장영자가 1981년 2월부터 1년2개월 동안 건설업체에 자금을 제공, 그 대가로 대여액의 2∼9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아 사채시장에서 할인하는 수법으로 건국이래 최대규모인 총7111억원의 어음을 유통시킨 사건이다.
또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은 콘도산업을 통해 국내 레저산업의 신경지를 개척한 기발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무명의 기업인이 '콘도'사업으로 리조트붐을 몰고 오면서 돌풍을 일으키니 청와대배후설, 통일교자금설, 전대미문의 사기꾼 등 온갖 루머가 난무해 나라가 시끄러웠다.
안 청장은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강호제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신문광고까지 내가며 반발한 김 회장에 대해, 직원 100여명을 투입 1년여의 끈질긴 세무조사 끝에 상업은행 혜화동 지점의 은행직원 수기(手記)장부를 발견하고 명성그룹을 무너뜨리게 된다.
또 83년 영동개발 사주가 조흥은행 중앙지점 직원과 통모해 어음 1000여장을 위조보증으로 발행하고 부도를 낸 영동개발사건, 87년 당시 1조원의 부채가 있었던 범양상선(주) 회장 박건석이 1800만 달러(150억 원)의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킨 범양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세무조사로 해결한 것도 안 청장의 재임기간이다.
안 청장은 골패와 화투류를 특소세 납세증지 첩부대상으로 고시하기도 했으며, 아파트 투기전매자 1549명과 0순위통장 전매자 417명 등 아파트 투기관련자 6446명에 대한 세무조사로 60여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도 했다.
기업접대비를 신용카드로 사용할 것을 촉진하고 접대비지출명세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기업접대비지출 규제를 처음으로 강화했으며, 성실납세관련 포상자 우대관리 규정을 제정한 것도 이 시기다.
또 86년엔 정당한 과세에 앙심을 품고 서울 한강세무서에 근무하는 양상열씨가 5시간 동안 감금 폭행당한 사실이 밝혀져, 나라 패션 대표가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안 청장은 87년 5월 안기부장으로 영전해 5·6공 정권이양을 지켜보다가 6공 때 '친인척 정치배제' 직언을 하다가 속죄양이 돼 자진사퇴형식으로 자리를 물러났다.
이후 92년부터 제14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외무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의원직을 떠난 96년 안기부장 당시(87년) 13대 대선을 위한 대선자금 모금사실이 드러나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현재는 그가 1990년 설립한 한국발전연구원의 이사장으로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서울시장 등 각계명사를 초청해 매월 조찬강연회를 열고 있으며, 강연내용을 '한국발전'이라는 책자에 담아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제6대 성용욱 청장…역대 최단명 국세청장 오명
안무혁 청장에 이어 1987년 5월 취임한 제6대 성용욱 국세청장은 87년 5월 27일부터 88년 3월4일까지 9개월 남짓만 재임, 부인의 수뢰사건 때문에 역대 국세청장 중에서 가장 단명한 국세청장으로 기록돼 있다.
육사15기 출신인 성 청장은 60년부터 64년까지 육군에서 소대장·중대장·학훈단 교관을 지내다 65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기획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중정 대공수사국 보안과장과 공항보안실장 등을 역임하다 80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그 뒤 중정에서 이름이 바뀐 국가안전기획부 대공수사국장 등 대공업무에 주력했으며, 84년부터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3년 재직하다 국세청장으로 영전하게 됐다. 전두환 대통령 등이 성 청장에게 대선자금을 모으라고 지시할 만큼 대통령 신임이 두터웠다.
성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1주일만에 '대민봉사업무 개선을 위한 민원실 확대'를 전국 세무관서에 지시하게 된다. 문제는 민원실을 확대하고 사무실환경을 개선하라고 독려하면서도 예산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은 것.
특히 성 청장은 뚜렷한 예산지원 없이 환경개선 시범세무서를 지정해 놓고 모든 관서가 이를 견학한 후 본받으라고 독려했고, 환경개선 작업결과를 관리자 능력으로 결부시켜 인사에 반영하기까지 했다.
결국 궁지에 몰린 일선 관리자들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깊은 속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대책 없는 독려에 급기야 납세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당시 능력(?)이 있었던 세무서 관리자들은 대민 민원봉사실 확대는 물론 사무실 환경개선을 넘어, 아예 납세자의 도움으로 세무서를 새로 짓는 경우도 있었다.
너무 급한 나머지 관내의 사업자 가운데 의자나 가구 생산자를 찾아 거의 공짜로 공급을 요청하고, 관내의 잘 나가는 납세자에게 손을 벌리는가 하면 세무조사 추징금을 깎아 주는 대신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 받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 당시 관리자들의 후일담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성 청장 취임 3개월도 안된 87년 8월 20일 국세청은 "전국 122개 세무관서가 민원의 70%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새 민원봉사실의 운영을 개시했으며, 세무서의 사무환경이 개선돼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고 대외에 자랑했다.
그는 청장 재임시 아내가 돈뭉치를 받은 사실이 문제가 돼 재임 1년도 되지 않아 국세청장 직위에서 물러난 후, 89년부터 2년간 미국 버클리대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한 뒤 92년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으로 중용됐다.
이후 한국마사회 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을 역임하고, 민자당 국책자문위원과 신한국당 국책자문위원을 지내다가 96년 전두환 대통령의 대선자금 모금사실이 문제가 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수사결과 국세청장 재임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에게 그룹의 세무조사를 위한 내사 사실을 알려주고,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50억원을 청와대에 제공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드러난 것.
그는 김근태씨 고문과 관련해 이근안 前경감이 검찰수사를 받은 99년에도 고문당시 대공수사국장이던 전희찬씨 전임 대공수사국장으로서 검찰에 소환, 대공사건 수사관행 등을 조사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을 강타했던 안기부 미림팀의 불법도청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미림팀장이었던 공운영씨가 "92년 미림팀장 임명당시 '미림업무를 과학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에 따라, 92년 당시 안기부 제1차장으로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임명한 4명의 국세청장이 국가재건이란 대명제를 목표로 한 포석차원의 인사였다면, 전두환 정권의 국세청장들은 뒤늦게 드러난 정치자금 사건 등에서 보여주듯 통치권 유지 차원의 측근심기 성격이 강하게 나타났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13대 대선을 앞둔 87년 10월 국세청장에서 자리를 옮긴 안무혁 안기부장과 성용욱 국세청장 등을 통해 대선자금을 모금했고, 이들은 이로 인해 1996년 8월26일 나란히 법정에 서서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 제5대 안무혁 청장…국세청을 최강 권력기관으로 구축
1982년 5월 초 사채시장의 큰손으로 불리던 장영자와 안기부 간부출신인 그녀의 남편 이철희가 대규모 어음사기를 친 사건이 드러나 정·재계가 벌칵 뒤집혀질 정도로 나라가 온통 시끄러웠다.
그 달 5월 20일 전두환 대통령은 국세청장을 당시 김수학 국세청장에서 자신의 군부 측근인물인 안무혁 당시 제2대 사회정화위원장으로 교체시킨다. 국세청은 이 때부터 87년 5월까지 안무혁 청장 재임기간 5년 동안 개청이래 가장 막강한 권한을 휘둘렀다.
육사 14기인 그는 공병여단장과 건설공병단 단장을 지내다 80년 국보위 건설분과 위원을 지내며 12·12세력과 인연을 맺었으며, 제1공병단 여단장(준장)을 지내던 81년 제14기 하나회 회원이 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81년 육군 준장으로 예편한 그는 국보위 기능을 대체하기 위해 마련된 사회정화위원회 제2대 위원장을 맡았으며, 이듬해 5월 국세청장에 임명돼 5년간 재임한 뒤 87년 5월부터 1년간 안기부장에 임명될 정도로 전 대통령 집권기 내내 핵심세력이었다.
그는 국세청은 청와대와 가까워야 된다는 막연한 논리를 양평동에 위치했던 국세청을 지금의 수송동으로 옮기면서 현실화시켰고, 서울청의 1급 승격은 물론 직세·간세·조사국장을 3급 부이사관으로 격상시키는가 하면 방산·남인천·남양주·여의도·개포·광명세무서를 신설했다. 그의 막강한 힘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내부의 비대해진 힘을 숨기기 위해서였을까. 안 청장은 대납세자 친절운동을 거청적으로 전개했는데, 웃는 얼굴이 그려진 친절표식을 직원들 가슴에 부착시키는가 하면 기본대화요령을 마련하고 직원들에게 매일 친절교육을 시키도록 '친절'을 특히 강조했다.
안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5일만인 25일 장영자·이철희 사건관련 조세포탈혐의자 17명의 재산을 전격 압류조치 하면서 사건을 잠재웠다.
이철희·장영자 사건은 제5공화국 정치권력을 등에 업은 장영자가 1981년 2월부터 1년2개월 동안 건설업체에 자금을 제공, 그 대가로 대여액의 2∼9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아 사채시장에서 할인하는 수법으로 건국이래 최대규모인 총7111억원의 어음을 유통시킨 사건이다.
또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은 콘도산업을 통해 국내 레저산업의 신경지를 개척한 기발한 사업가였다. 그러나 무명의 기업인이 '콘도'사업으로 리조트붐을 몰고 오면서 돌풍을 일으키니 청와대배후설, 통일교자금설, 전대미문의 사기꾼 등 온갖 루머가 난무해 나라가 시끄러웠다.
안 청장은 국세청 세무조사에 대해 '강호제현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신문광고까지 내가며 반발한 김 회장에 대해, 직원 100여명을 투입 1년여의 끈질긴 세무조사 끝에 상업은행 혜화동 지점의 은행직원 수기(手記)장부를 발견하고 명성그룹을 무너뜨리게 된다.
또 83년 영동개발 사주가 조흥은행 중앙지점 직원과 통모해 어음 1000여장을 위조보증으로 발행하고 부도를 낸 영동개발사건, 87년 당시 1조원의 부채가 있었던 범양상선(주) 회장 박건석이 1800만 달러(150억 원)의 자금을 해외로 도피시킨 범양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세무조사로 해결한 것도 안 청장의 재임기간이다.
안 청장은 골패와 화투류를 특소세 납세증지 첩부대상으로 고시하기도 했으며, 아파트 투기전매자 1549명과 0순위통장 전매자 417명 등 아파트 투기관련자 6446명에 대한 세무조사로 60여억원의 세금을 추징하기도 했다.
기업접대비를 신용카드로 사용할 것을 촉진하고 접대비지출명세서를 제출토록 하는 등 기업접대비지출 규제를 처음으로 강화했으며, 성실납세관련 포상자 우대관리 규정을 제정한 것도 이 시기다.
또 86년엔 정당한 과세에 앙심을 품고 서울 한강세무서에 근무하는 양상열씨가 5시간 동안 감금 폭행당한 사실이 밝혀져, 나라 패션 대표가 구속되는 일도 있었다.
안 청장은 87년 5월 안기부장으로 영전해 5·6공 정권이양을 지켜보다가 6공 때 '친인척 정치배제' 직언을 하다가 속죄양이 돼 자진사퇴형식으로 자리를 물러났다.
이후 92년부터 제14대 전국구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외무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의원직을 떠난 96년 안기부장 당시(87년) 13대 대선을 위한 대선자금 모금사실이 드러나 징역3년의 실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현재는 그가 1990년 설립한 한국발전연구원의 이사장으로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서울시장 등 각계명사를 초청해 매월 조찬강연회를 열고 있으며, 강연내용을 '한국발전'이라는 책자에 담아 보급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제6대 성용욱 청장…역대 최단명 국세청장 오명
안무혁 청장에 이어 1987년 5월 취임한 제6대 성용욱 국세청장은 87년 5월 27일부터 88년 3월4일까지 9개월 남짓만 재임, 부인의 수뢰사건 때문에 역대 국세청장 중에서 가장 단명한 국세청장으로 기록돼 있다.
육사15기 출신인 성 청장은 60년부터 64년까지 육군에서 소대장·중대장·학훈단 교관을 지내다 65년 중앙정보부 대공수사국 기획과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중정 대공수사국 보안과장과 공항보안실장 등을 역임하다 80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그 뒤 중정에서 이름이 바뀐 국가안전기획부 대공수사국장 등 대공업무에 주력했으며, 84년부터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3년 재직하다 국세청장으로 영전하게 됐다. 전두환 대통령 등이 성 청장에게 대선자금을 모으라고 지시할 만큼 대통령 신임이 두터웠다.
성 청장은 국세청장 취임 1주일만에 '대민봉사업무 개선을 위한 민원실 확대'를 전국 세무관서에 지시하게 된다. 문제는 민원실을 확대하고 사무실환경을 개선하라고 독려하면서도 예산지원 문제에 대해서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않은 것.
특히 성 청장은 뚜렷한 예산지원 없이 환경개선 시범세무서를 지정해 놓고 모든 관서가 이를 견학한 후 본받으라고 독려했고, 환경개선 작업결과를 관리자 능력으로 결부시켜 인사에 반영하기까지 했다.
결국 궁지에 몰린 일선 관리자들은 '감사원 사무총장 출신의 깊은 속마음'을 이해하려 애쓰면서도, 대책 없는 독려에 급기야 납세자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당시 능력(?)이 있었던 세무서 관리자들은 대민 민원봉사실 확대는 물론 사무실 환경개선을 넘어, 아예 납세자의 도움으로 세무서를 새로 짓는 경우도 있었다.
너무 급한 나머지 관내의 사업자 가운데 의자나 가구 생산자를 찾아 거의 공짜로 공급을 요청하고, 관내의 잘 나가는 납세자에게 손을 벌리는가 하면 세무조사 추징금을 깎아 주는 대신 환경개선 자금을 지원 받는 사례도 있었다는 것이 당시 관리자들의 후일담이다.
과정이야 어찌됐든 성 청장 취임 3개월도 안된 87년 8월 20일 국세청은 "전국 122개 세무관서가 민원의 70%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새 민원봉사실의 운영을 개시했으며, 세무서의 사무환경이 개선돼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고 대외에 자랑했다.
그는 청장 재임시 아내가 돈뭉치를 받은 사실이 문제가 돼 재임 1년도 되지 않아 국세청장 직위에서 물러난 후, 89년부터 2년간 미국 버클리대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한 뒤 92년 국가안전기획부 제1차장으로 중용됐다.
이후 한국마사회 회장과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을 역임하고, 민자당 국책자문위원과 신한국당 국책자문위원을 지내다가 96년 전두환 대통령의 대선자금 모금사실이 문제가 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수사결과 국세청장 재임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에게 그룹의 세무조사를 위한 내사 사실을 알려주고,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50억원을 청와대에 제공하도록 유도한 사실이 드러난 것.
그는 김근태씨 고문과 관련해 이근안 前경감이 검찰수사를 받은 99년에도 고문당시 대공수사국장이던 전희찬씨 전임 대공수사국장으로서 검찰에 소환, 대공사건 수사관행 등을 조사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전국을 강타했던 안기부 미림팀의 불법도청사건과 관련해서도 당시 미림팀장이었던 공운영씨가 "92년 미림팀장 임명당시 '미림업무를 과학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증언에 따라, 92년 당시 안기부 제1차장으로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