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치킨집 업주 형제에 징역 4년·1년 각각 선고
재판부 "인간 존엄성과 가치 심히 훼손한 행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특수상해와 특수상해 교사, 사기, 공갈, 특수절도, 특수강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치킨집 업주 형제에 대해 지난해 8월 각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했고 항소심 재판부 역시 원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학교 선배의 제안으로 강원도 원주의 한 치킨집에서 일하게 된 지적장애인 A(25)씨는 2022년 7월부터 11월까지 늦게 출근하거나 주방 보조 일에 미숙하다는 이유로 업주 형제인 B(30)·C(32)씨에게 지속적인 폭행을 당했다.
B씨는 둔기로 A씨의 엉덩이와 머리, 어깨 등을 여러 차례 내리치고 책상에 왼팔을 올리게 해 둔기로 내리치고 피하면 얼굴과 머리를 때렸다. 또 다른 직원으로부터 50만원을 빌려달라는 부탁을 받은 B씨는 '그냥 빌려줄 수 없고 A를 때리면 1원으로 계산해 금액만큼 주겠다'며 A씨를 때리도록 부추겼다.
이들 형제는 A씨가 근무 중 도망갔다는 이유로 치킨집 화장실로 데려가 옷을 벗게 한 뒤 끓는 물을 A씨 오른팔에 붓고 뜨거운 냄비에 10초 간 팔을 지져 2도 화상을 입혔다. A씨는 형제들의 폭행으로 오른쪽 귀의 변형이 왔고 오른팔은 광범위한 화상을 비롯해 여러 흉터가 남았다.
함께 가혹 행위를 해온 종업원 D씨는 A씨가 반성문을 쓰고도 계속 출근하지 않자 '근무지에서 도망가면 1억6000만 원을 지불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에 서명하게 하고 흉기로 엄지손가락을 스스로 찌르게 해 흐르는 피로 지장을 찍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들의 범행은 A씨에게 그치지 않고 그의 가족에게도 이어졌다. 이들은 A씨가 작성한 차용증대로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의 어머니가 사는 집에 들어가 안방 출입문을 강제로 열어 현금 70만원을 훔치고 A씨에게 겁을 주며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100만원어치의 물건을 결제했다.
사건기록을 살핀 판사는 '인간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범행'이라고 이들 형제를 질타했다.
1심 법원은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경도의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을 악용해 피해자를 착취하면서 다양하고 많은 범행을 저질렀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던 이들 형제를 법정에서 구속했다. 다만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종업원 D씨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와 피해자 처벌 불원 의사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B·C씨 형제는 "형이 부당하다"고 주장했고 이를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에 고려할 만한 현저한 사정변경이 없다"며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