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아사파치 "양자 컴퓨팅, 아직 조기 단계...보편화되기 까진 시간 걸릴 것"
"다만, 지속적 R&D 이어진다면, 머지않아 컴퓨팅 패러다임 바뀔 것" 전망
◆…IBM 양자컴퓨터[사진=연합]
최근 기술 발전으로 인해 미래형 컴퓨팅 방식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의 최근 자체 개발 양자 컴퓨팅 방식 발표가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아사피치는 "양자 컴퓨터의 성능을 활용하면, '배터리 개발', '화학 공정 최적화',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MS 연구진은 최근 새로운 물질 상태를 이용한 양자 컴퓨팅 방식을 발표했다. 이를 반영해 양자 기술 관련 주식이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아사피치는 "양자 컴퓨팅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일부 스타트업과 대형 기술 기업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실용적인 양자 컴퓨터가 보편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0과 1로 이루어진 비트(bits)를 이용해 연산을 수행한다. 반면, 양자 컴퓨터는 큐비트(qubits)를 활용하는데, 이는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중첩(얽힘·superposition)' 상태를 이용한다. 이 특성 덕분에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가 거의 불가능한 막대한 양의 정보를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양자 컴퓨터는 특정 연산에서 기존 컴퓨터가 수십억 년 걸리는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구글이 지난해 12월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 공개 때 기존 슈퍼컴퓨터로 10해(10의 24승) 년이 걸리는 연산을 단 5분 만에 수행했다고 밝힌 게 그 예다.
아사피치는 이러한 성능을 활용하면 '배터리 개발', '화학 공정 최적화', '신약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강력한 양자 컴퓨터는 기존 암호화 기법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안 업계에서도 대비가 필요하다고도 조언했다.
이와 관련,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해독할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대해 '가능성은 있지만, 즉각적인 위협은 아니다'는 반응이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양자 시대를 대비해 보안 기술을 개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 또한 양자 내성을 가진 암호 알고리즘 개발을 추진 중이다. 다만, 비트코인을 해킹할 만큼 강력한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려면 아직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아사피치는 양자 컴퓨팅의 상용화에는 여러 기술적 난관이 존재한다고도 했다. 대표적인 문제는 큐비트의 오류 정정이다.
모든 컴퓨터 칩은 연산 중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큐비트 수가 많아질수록 오류를 제어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MS는 자사 양자 칩이 낮은 오류율을 보이며, 이를 더욱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자 컴퓨터는 극저온(-400도 이하) 환경에서 작동해야 하는데, 대규모로 확장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야 양자 컴퓨터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MS는 지난 1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위상초전도체(topoconductor·포토컨덕터)'를 사용한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Majorana) 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위상초전도(topological superconductivity)' 상태를 활용한 기술로, 극저온에서 자기장을 조절해 동작한다. MS측은 이를 이용해 "수백만 개의 큐비트를 '단일 칩에 집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주장했다.
IBM, 구글, MS 등은 대표적인 양자 컴퓨팅 연구기업이다. 이들은 오랜 연구와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기술적 성과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또한, 아이온큐(IonQ), 퀀텀(Quantum Computing Inc), D-웨이브 퀀텀(D-Wave Quantum), 리게티 컴퓨팅(Rigetti Computing) 등의 상장기업들도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MS의 신(新)양자 컴퓨팅 칩 개발 발표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상승했다.
아사피치는 "양자 컴퓨팅이 과연 AI(인공지능)처럼 급격한 혁신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라면서도 "하지만 지속적인 연구와 기술 발전이 이루어진다면, 머지않아 컴퓨팅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순간을 맞이할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