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가아파트 거래량 6억 이하 역전…"똘똘한 한 채 선호"

지난해 15억 초과 아파트 거래 늘고 6억 이하는 감소

부동산R114 "중저가 관망세…고가 비중은 확대 예상"

지난해 서울에서 거래된 15억원이 넘는 고가 아파트의 비중이 6억원 이하 아파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체에서도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확대 추세를 보인 반면 6억원 이하 아파트의 매매거래는 감소세를 내비쳤다.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집중과 함께 다주택자 중과세 부담 지속으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R114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서울 15억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이 상반기 21.0%, 하반기 23.8%로 조사됐다며 18일 이같이 밝혔다. 서울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매거래 비중은 상반기 20.7%, 하반기 20.4%로 고가 아파트 거래량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2022년 하반기와 상반된 결과로 당시 6억원 이하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전체의 46.3%를 차지했으나 4개 반기 연속 줄어들었다. 이와 달리 15억원 초과 아파트는 2022년 하반기 13.7%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10%p 이상 뛰었다.

지난해 하반기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 등 가계부채 관리 방침으로 인한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됐으나 지역 가치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급지 위주로 자금력을 갖춘 수요층이 매수를 이어갔다는 게 부동산R114의 분석이다.
작년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모두 20만 1491건으로 이 중 하반기에 9만 9634건이 거래됐다. 이 가운데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의 5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서울과 마찬가지로 2022년 하반기 78.5%를 기록한 이후 연이어 감소세를 나타냈다.

반면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2022년 하반기 2.5% 수준에서 작년 하반기엔 7.8%로 3배 이상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2022~2023년 주택경기 침체로 수도권 집값 약세가 나타나며 중저가 위주로 간헐적 거래 이뤄진 것과 달리 지난해엔 서울 강남 3구, 경기 성남과 과천 등 15억원 이상의 똘똘한 한 채로 거래가 집중된 양상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주택시장 변동성에도 비교적 안정적 자산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고가 아파트를 대출 의존도가 낮은 수요층이 적극적으로 거래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어 "올해엔 불투명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점과 대출규제 기조 속 내수부진, 국내외 정세 불안 등 시장 내 불확실성 요인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 민감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의 매수 관망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반면 수도권 유망지역을 비롯해 지난 13일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대형 단지의 거래 제한이 풀리면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매매거래 비중은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