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MBK'측 M&A는 "내부정보활용 가능성"
MBK, "2022년 투자 제안 계약과 관련 없어"
계약서에 의하면 양사간 비밀유지계약에는 계약 위반 시 금전적 배상 외에 법적책임 관련 조항까지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MBK측과의 신사업 추진은 올해 5월 종료된 상태다. 고려아연은 MBK가 고려아연과의 비밀유지계약이 종료된 지 석 달여 만에 영풍과 '적대적 M&A'를 위한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계약 위반을 넘어 법 위반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일반적으로 M&A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준비기간이 필요한 현실에서 M&A 작업은 훨씬 이전일 수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MBK가 비밀유지계약에서 금지하는 고려아연으로부터 넘겨받은 회사 핵심자료들을 M&A에 까지 활용했다면 그에 따른 법적책임도 예상된다는 업계 분석이다.
MBK는 과거 고려아연의 신 성장 동력 사업인 자원순환사업,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등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재정적 지원을 도울 후보군으로서 고려아연의 기밀 자료를 넘겨받고 비밀유지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 체결일은 지난 2022년 5월 17일로, MBK는 그로부터 2년 동안 기밀유지와 함께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20개 조항 내용에 서명했다.
금감원 공시 자료에 따르면 MBK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적대적M&A를 위한 경영협력계약을 체결한 건 지난 9월12일이다. 수조 원대 자금이 투입되는 M&A 작업에 대한 검토를 넘어 복잡한 경영협력계약까지 체결하고, 수조 원의 차입금을 빌리는 것을 석 달여 만에 끝내기는 어렵다는 평도 나온다.
MBK가 고려아연과의 비밀유지계약이 끝나기도 전에 영풍과 M&A를 위한 주식 매수에 나섰을 것이라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부분이다.
언론에 공개된 부분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비밀유지계약상 제8조다. MBK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포함해 경영을 통제 또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조항도 포함된다.
양사가 맺은 계약 8조에 따르면 정보수령자(MBK)는 정보 제공자(고려아연)의 사전 서면동의 없이 주식 또는 지분을 매입하거나, 사업결합 및 합병, 적대적 인수 등을 제안하거나, 경영을 통제 또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고 돼 있다.
영풍과의 M&A 논의 등 경영권 관련 협의를 6월 이전 시작했을 경우 법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MBK 측 주장대로 관련 논의나 협의가 계약 종료 이후에 시작됐다고 하더라고 해당 계약이 종료된 지 석달 여 만에 M&A를 시도한 것은 도의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금웅투자업계의 관측이다.
양사가 맺은 계약 9조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의 임직원은 물론 주요 고객, 주요 공급자와의 논의나 협상 등을 해당 기간 동안 하지 못하도록 돼 있다. 고려아연측은 고려아연과 영풍이 최근까지 거래관계를 유지해왔고 고려아연이 영풍으로부터 연간 1천 억원이 넘는 특정 품목들을 공급받아 온 만큼 해당 조항을 위반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한편 MBK는 영풍과 함께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 것은 2022년 최 회장 관계자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투자 제안과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MBK는 MBK 투자 운용 부문은 경영권을 인수하는 '바이 아웃' 부문과 소수지분투자·사모사채 등의 '스페셜 스튜에이션스' 부문으로 나뉘는데 서로 내부 정보 교류 자체가 차단돼 있고 컴플라이언스를 통해 엄격하게 통제돼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진행한 투자 부문은 MBK의 '바이 아웃' 부문이라서 고려아연의 내부정보나 투자 제안과는 관련이 없다는 주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