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한덕수 “계엄 직전 국무회의,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

한덕수, 헌법재판소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

"통상 국무회의와 달랐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출석해 12·3 비상계엄 직전에 열렸던 국무회의가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헌법·계엄법 등에 따르면 계엄과 그 해제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한 총리는 당시 국무회의가 통상적이지 않았다고 밝힌 것이다.

한 총리는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쪽으로부터 '12·3 비상계엄 당시 대접견실 모임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는가'라는 질의를 받고 "통상 국무회의와 달랐고 형식적·실체적 흠결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이어 "다만 12월3일 (대통령이 대통령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국무위원들이 순차적으로 모였다"며 "(국무위원 모두가) 비상계엄을 처음 듣고 걱정과 우려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국무회의인지 아닌지 심의인지 아닌지, 개인이 판단할 일이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 수사와 사법절차를 통해 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회 쪽에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마지막으로 회의실 도착했을 때 대통령으로부터 들은 얘기가 없다고 (진술조서에) 기재돼 있다'고 짚자, 한 총리는 "그 부분은 잘 모른다"고 거리를 뒀다.

국회 쪽에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늦은 데다가 출력물이 없어 안건이 뭔지도 몰랐다고 (진술조서에) 기재돼 있다'고 거듭 짚자, 한 총리는 "제가 기억하는 건 거기 모인 국무위원들이 모두 비상계엄 선포에 걱정하고 대통령을 말리려고 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쪽이 '해당 국무회의 심의에서 누가 계엄사령관이 되는지도 몰랐는가'라고 묻자, 한 총리는 이에 긍정했다. 한 총리는 또한 해당 회의 이후 어떤 국무위원도 관련 문서에 대해 부서(국법상 행위에 대해 국무총리·국무위원이 서명하는 것)하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대통령 쪽이 같은 날 심판정에서 '대통령께서 총리께 (12월3일) 연락한 건 계엄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연락한 게 맞지 않나'라고 짚자, 한 총리는 "저는 그것에 대해 별도로 듣지도 못했고 어떤 이유로 부르신 것인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또한 '대통령께서 그날 총리를 비롯해 국무위원을 대통령실로 호출한 것은 비상계엄 논의를 위한 게 결과적으로 맞지 않나'라는 질의를 재차 받고 "그러한 판단을 개인이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사·사법 절차를 통해 판단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했으나 한 총리 증인신문 절차를 보지 않고 퇴정했다. 윤 대통령 쪽은 이날 변론에서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심판정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고 국가 위상에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양해를 구하고 퇴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