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헌법재판관 꼭두각시, TF가 편파적 재판 조장한다는 비판”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언급한 '헌재TF팀'과 관련해 "이들이 어떤 식으로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지도부가 다시금 헌재의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에 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헌법재판관들은 꼭두각시고 TF가 편파적 재판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국민적 비판이 제기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문 대행은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8차 변론기일에서 윤 대통령 쪽 변호인단으로부터 재판부 평의가 특정 방향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내 말에 자꾸 의미를 부여하지 마시라"며 자신은 TF에서 올라온 대본대로 변론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행은 계속해서 앞에 있던 서류를 들어 보이며 "이게 내가 진행하는 대본"이라며 "내가 쓴 게 아니라 TF에서 올라온 것이고 이 대본에 대해 (헌법재판관) 여덟 분이 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 대행의 발언에 대해 권 비대위원장은 지적한 것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아울러 "현재 재판소 연구관 상당수가 문재인 정권 시절 유남석 당시 헌재소장에 의해 임명됐다. 유 소장은 우리법연구회 창립 멤버"라며 "헌재 TF는 단순 서기 역할을 수행한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각종 의사결정에 역할을 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계속해서 일부 헌법재판관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됐다며 헌재가 존폐를 염려해야 할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최고 헌법기관으로 국민 신뢰를 받아온 헌재가 어찌 이 지경이 됐는지 안타깝다"며 "지금 헌재를 둘러싼 논란들은 일부 편향된 재판관들이 자초한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최근에는 헌재 TF발 단독 보도가 나왔다. 한 매체에서 '대통령 대리인단 총사퇴에도 대통령이 법률가 자격이 있어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TF가 특정 매체들과 유착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각을 세웠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9차 변론이 열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변론에 출석하기 위해 헌법재판소에 왔으나 변론 시작 전 구치소로 복귀했다. [사진 = 연합뉴스]
앞서 국민의힘 측에서는 줄곧 대통령 탄핵심판을 맡은 헌재를 겨냥한 압박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여당 소속 의원 40여명은 지난 17일 헌재에 항의방문하는 행보를 보였고, 권 비대위원장도 같은 날 비대위회의에서 헌재가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좌충우돌식 진행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 측의 이러한 행보와 관련해 야당 측에서는 '헌재 흔들기'·'내란 선동' 등의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헌재 항의 방문 행보에 대해 "헌법재판소와 탄핵 심판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다. 정말 꼴불견"이라며 "국민의힘이 아무리 흔들어도 탄핵 심판의 시곗바늘은 의연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 김보협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이 임박하자 국민의힘 언행이 난폭해지고 있다"며 "헌재는 위헌정당 심판 결정권을 갖고 있다. 혁신당이 위헌정당 심판 제소를 진정해 둔 상태에서 국민의힘이 아무 말이나 내뱉고 내란을 선동하다가는 정말 해산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헌재는 20일 오후 대심판정에서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연다. 이날 재판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 등의 증인 신문이 예고돼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오후 헌재에서 열리는 탄핵심판에도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