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2회 국회(임시회) 제1차 기획재정위원회...'핀셋 추경' 필요 입장 밝혀
이창용 "전 국민 민생지원금보다 어려운 자영업자 타켓 지원이 바람직"
"재정 너무 많이 지원하는 것은 진통제 너무 많이 쓴 것과 같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캡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추경으로 35조원을 쓰면 내년도에 35조원 이상이 되지 않으면 성장률에 음(-)의 효과를 준다"라며 "일반적으로 나눠주는 것보다는 어려운 자영업자를 타깃으로 주면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창용 총재는 18일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01차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의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민생지원금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이같이 밝혔다. '보편적 지원'보다는 취약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입장 표명인 셈.
이 총재는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경제학계에서는 매우 부정적으로 보았다. 이 일이 시작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갔다. 현금을 나눠주는 것은 전산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아서 행정적으로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 때 하는 방식"이라며 "타깃해서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학계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굳이 현 상황에서 얘기하자면 사람들은 잘 나가는 식당에서만 쓰면 잘 나가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은 굉장히 어려울 수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그렇게 나눠주는 것보다는 타깃해서 주면 같은 25만원보다 몇 배에 해당하는 돈을 어려운 자영업자한테 주는 것과 같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 의원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민생지원금 부분에 대해서는 총재께서도 분명히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계신건가"라고 묻자 이 총재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신 의원은 구체적으로 지금 소비쿠폰 25만원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면 13조원, 그리고 지역화폐 발행 지원 2조원 등이 포함돼서 30~35조원을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점을 언급한 뒤, "35조원을 추가로 썼을 경우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하며 국가적으로 볼 때 유용한 도구라고 보는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총재는 "한 해 지출을 갖고 재정건전성을 얘기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렇게 액수가 크게 되면, 재정이라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일시적으로는 효과를 줄 수 있지만 올해 35조원을 쓰면 내년도앤 35조 이상이 되지 않으면 성장률에 음의 효과를 주게 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한 해에 성장률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년간에 걸쳐 보게 되면 재정을 너무 많이 줘서 급히 성장률 올리는 것은 의학적인 비유를 들면 진통제를 너무 많이 쓴 것과 같다"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추경을) 많이 쓰게 되면 일단은 좋아 보이지만 내년도는 35조원 이상으로 써야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같이 고려해서 판단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단기, 즉 내년도 성장률만 고려해선 안 된다는 설명이다.
신 의원이 "그 부분을 (국민의힘은) 지적하고 싶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국가부채가 급증했는데 작년에 윤석열 정부가 부채 수준을 어느 정도 동결하는 재정건전성에 주안점을 둔 경쟁정책을 펴 왔다"라며 "지금 지속 가능하지 않은 (민주당의) 처방을 이 시점에서 해야된다고 보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이 총재는 "추경 또는 재정에 관한 발언은 굉장히 경제학적인 발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상황이 이러다 보니까 매우 정치적인 발언으로 해석할 위험이 많다"라며 "즉답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