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생명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13일 금융위에 삼성화재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삼성생명은 "우량 자산인 삼성화재 주식 보유, 정부의 밸류업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절차에 따라 자회사 편입 승인 심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심사 기간은 약 2개월이며, 최종 인수 승인 여부는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다.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가능성은 지난달 31일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삼성화재는 현재 15.93%에 달하는 자사주 비중을 2028년까지 5%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4년 동안 매년 일정량의 자사주가 소각될 예정이며, 연간 약 2.5~3%의 자사주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주가 소각되면 다른 주주의 지분율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게 된다. 현재 삼성화재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14.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지분율이 16.93%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다른 회사 주식을 15% 초과 보유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은 경우에 한해 15%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삼성화재 역시 자회사 편입을 검토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지난 12일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삼성생명의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사업 운영 및 거버넌스 측면에서 변경될 사항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자회사 편입 여부와 관계없이 삼성화재는 이사회 중심의 운영 구조를 유지하며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생명도 "자회사 편입이 승인되더라도 삼성화재의 운영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총 4조3370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2조2603억 원이었으며, 삼성화재는 전년 대비 14.0% 증가한 2조767억 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화재 지분 15% 초과분을 매각하는 대신 자회사 편입을 추진하는 것이 삼성화재의 주가 안정성과 그룹 차원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 초과분을 매각할 경우, 시장에서는 대량 매도(오버행) 우려가 커져 삼성화재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금융당국은 삼성생명의 신청에 대한 심사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의 심사가 끝난 뒤 금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적으로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심사 기간은 약 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