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쪽지 준 적 없다"…최 "옆에 누군가가 참고자료라고 건네줬다"
"계엄이라는 초현실적인 상황…무시하기로 해 내용 안봤다"
"여야 합의하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 임명…헌재 결정 존중"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최 대행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 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3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 대통령이) 상목아 부르면서 이거(쪽지) 참고하라고 말했는가'라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질의에 "기획재정부 장관이라고 불렀다"며 "그 옆에 누군가가 참고자료라고 (쪽지를) 건네줬다"고 밝혔다.
그는 "지시라고 생각은 안 했고, 참고자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추 의원이 '대통령이 건넨 건데 (쪽지를) 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최 대행은 "대통령이 들어가면서 제 얼굴을 보더니 저한테 참고하라는 식으로 해서 옆에 누군가 자료를 줬는데, 접힌 상태의 쪽지였다"며 "그 당시는 계엄이라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초현실적인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최 대행은 '대통령이 준 지시 문서를 부총리가 안 봤다는 것은 직무유기 아니냐'는 민주당 김병주 의원의 지적에도 "초현실적인 상황이었다"며 "내용을 보지 못했고 쪽지 형태로 받았기 때문에 저희 간부한테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내용을 보니까 계엄과 관련된 문건으로 인지했다"며 "우리는 이건 무시하기로 했으니까 덮어놓자 하고 내용을 안 봤다"고도 했다.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된 최 대행이 받은 쪽지에는 정부 예비비 확보, 국회 예산 완전 차단, 국가비상 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 3가지 지시사항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국가비상입법 관련 예산 편성 쪽지를 (최상목)기재부 장관에게 준 적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저는 준 적도 없고, 나중에 계엄 해제 후에 언론에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걸 기사에서 봤다"고 말한 바 있다.
최 대행은 또 계엄 선포 직후 열린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예비비 확보를 논의한 것 아니냐'는 김 의원 질의에는 "F4 회의는 금융시장에 대한 안전 조치를 논의하는 곳이지 재정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논란과 관련해서는 "여야의 합의를 확인할 수 없었다. 지금이라도 (여야가) 합의해 주면 (마 후보를) 임명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최 대행은 추 의원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하면 피청구인은 결정취지에 따라 새로운 처분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헌재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헌재에서 심리 중이고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예단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지난 3일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것이 위헌인지에 관한 권한쟁의·헌법소원 심판 결과를 선고할 예정이었으나, 선고를 연기하고 오는 10일 변론을 재개하기로 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