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이재명 증인 신청 대거 기각… 26일 운명 갈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법원이 증인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26일 결심공판을 예고하면서 재판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는 5일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에서 이 대표 측이 신청한 증인 가운데 3명만 채택했다.

검찰이 요청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본부장의 동생 김대성 씨에 대한 증인 신청은 기각됐다. 재판부는 김 씨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전문 진술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1심에서 유족이 증언한 바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 대표 측이 신청한 증인 13명 중 8명을 철회하도록 했으며 나머지 중 3명만 증인으로 선정했다. 이들에 대한 신문은 12일과 19일 진행될 예정이다. 증인당 신문 시간은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포함해 최대 1시간 30분으로 제한됐다. 재판부는 19일까지 증인신문을 마친 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6일 결심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판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이 대표 측이 제기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여부였다. 이 대표 변호인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행위' 개념이 지나치게 불명확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반면 검찰은 이미 헌법재판소가 해당 조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기존 판례를 고려할 때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재판은 헌재 결정이 나올 때까지 중지된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대표의 허위사실공표 혐의와 관련해 김문기 전 본부장을 몰랐다고 발언한 것이 허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이 대표 측은 기억이 주관적이므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본부장과 함께 해외출장을 가 골프를 치는 등 교류했고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면보고를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그의 발언이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재판이 지연되지 않고 신속하게 끝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