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개입 및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4일 항소심 선고
1심 징역 3년의 원심 판단 깨고 무죄 선고
재판부 "수사 청탁 직접 증거 및 관련 증언 신빙성 없어"
황운하 "보복 수사이자 보복 기소…검찰 개혁 완수할 것"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2심 선고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왼쪽)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가 보도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으로 기소된 송철호 전 울산시장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2부(설범식 이상주 이원석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송 전 시장과 황 의원의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하명수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문 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친구로 알려진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재판부는 송 전 시장이 황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비위에 대한 수사를 청탁했다고 인정할만한 충분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고, 관련 증언의 신빙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송 전 시장 등이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의 첩보서 하달을 통해 김 시장 관련 비위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공모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로 하여금 울산시장 관련 비위에 대한 수사를 하도록 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고자 공모했다는 사실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황 의원의 경찰관들에 대한 전보조치로 인한 직권남용 부분과 관련해서도 "인사에 관한 규정을 위반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직권을 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송 전 시장은 2017년 9월 울산지방경찰청장이던 황 의원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현 국민의힘 의원) 관련 수사를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황 의원은 송 전 시장의 청탁을 받아 상대 후보인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수사함으로써 공무원의 선거 개입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에 소극적인 경찰관들을 부당 전보조치한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문모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이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정보를 토대로 범죄 첩보서를 작성했으며, 이 첩보서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통해 황 의원에게 전달돼 '하명 수사'가 이뤄졌다고 보고 2020년 1월 이들을 기소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2023년 11월 검찰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송 전 시장·황 의원·송 전 부시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 문 전 행정관에게도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이 작성한 범죄첩보서에 따라 김기현 전 시장 비서실장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고 봤다.
검찰은 지난달 7일 2심 결심 공판에서 다시 송 전 시장에게 징역 6년을, 황 의원에게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사건에 연루된 송 전 부시장에는 징역 3년 6개월, 백 전 비서관에는 징역 3년, 박 전 비서관에는 징역 1년 6개월, 문 전 행정관에게 징역 1년을 각각 구형했다.
선고 후 송 전 시장은 "먼저 어둠 속에서 진실의 승리를 보여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이 사건은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치적 조작 사건이었고 정치적 사냥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법원의 정의로운 판결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번 사건은 애초 보복에서 비롯된 부당한 보복 수사이자 보복 기소였다. 검찰의 부당한 수사, 기소로 인한 피해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검찰을 해체하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서 검찰을 공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