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사내 공지를 통해 올해 예상 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6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연봉의 약 6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바 있어,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이거나 다소 상향될 가능성이 크다.
메리츠화재는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연봉의 30~40%를 지급했고, 2023년에는 평균 60%로 대폭 상향했다. 이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성과급 지급 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진 것은 회사의 실적 호조 덕분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1조4928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한 수치다. 4분기 실적 역시 호조를 보여 2020년 이후 5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대형 보험사들도 지난해 높은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성과급 지급률을 상향했다. 삼성생명의 올해 예상 성과급 지급률은 연봉의 34~38% 수준, 삼성화재는 46~50%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 지급률보다 증가한 수치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연봉의 29%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나, 올해는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연봉의 약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으며, 올해 역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성과급이 높아진 이유도 역시 역대급 실적 덕분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42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1조8665억 원으로 13.8% 증가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의 성과급 지급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보험사 모두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1%, 18.2%, 8.8%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이들 보험사 역시 전년 대비 성과급을 상향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보험업계의 높은 성과급 지급에 대해 금융당국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매년 반복되는 '성과급 잔치'가 단기 성과주의를 조장하고, 경영진과 임직원의 보상만 강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임원의 성과 보수를 건전성 지표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기업들이 단기 실적에 치중하지 않고 장기적인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을 고려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이 높은 것은 실적 향상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지만, 장기적인 경영 안정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금융당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향후 성과급 지급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대형 보험사들이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에 따라 향후 지급 수준이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