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법원, 트럼프의 '정부보조금 집행 보류'에 제동

연방법원 "2월 3일 오후 5시까지 보류" 

국내 반도체 업계 '긴장'

트럼프 행정부가 정부보조금 집행을 일시 중단하려고 했으나, 법원이 개입해 일단 제동이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국정 운영 기조에 맞지 않는 바이든 행정부의 사업 등을 걸러내고 연방정부가 관리하는 보조금 및 대출금의 집행을 일시 중단하려고 했다.

그러나 미 연방법원은 같은 날 행정부에 대해 '보류 명령'을 내리며 제동을 걸었고, 백악관은 곧바로 '연방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집행 잠정 중단 지시'를 철회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각 정부 기관에 발송한 통지에서 지난 27일 하달한 보조금 및 대출금 집행 잠정 중단 지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백악관은 'DEI(다양성·공평성·포용성) 이니셔티브'와 기후 변화 등과 관련한 연방 차원의 지출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연합뉴스는 30일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29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와 확정한 계약을 이행(honor)하겠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다. 내가 읽지 않은 무엇을 이행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한국 반도체 업체들은 이전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막바지에 보조금 계약을 마친 상태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 그 내용을 계속해서 진행할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반도체법에 대해 "반도체 제조를 다시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우리의 능력에 대한 훌륭한 착수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리가 그것들을 검토해 제대로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직은 확정적이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연방 자금 집행 중단 조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큰 만큼 이 조치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국의 보조금 정책에 따라 미국 진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앞으로의 정책 변화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370억 달러 이상의 최종 투자 규모를 결정하고, 작년 12월 20일 미국 상무부와 약47억 달러(약 6조9천억원) 가량의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최종 체결했다.

또 SK 하이닉스 역시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작년 12월 19일 미 상무부로부터 최대 4억5천800만 달러(약 6천639억원)의 직접 보조금 지급이 결정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