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트럼프, 관세 방식·시기 결정 못 해"
베센트 등 "점진 부과" vs 그리어 등 "관세 도입"
경제관리, 관세 영향 받는 업계의 대표들과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통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복수의 행정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할 시기와 고율의 관세를 적용할 국가 및 제품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시점이 지연된 것일 뿐 관세 부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보편적인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또 다른 소식통도 "트럼프 대통령은 보편 관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두 진영으로부터 조언을 받고 있다. 이는 트럼프 측근의 분열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폴리티코는 진단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와 케빈 해셋 국가경제위원장을 축으로 한 진영에서는 시장을 놀라게 하거나 인플레이션을 급등시키지 않는 점진적이고 표적화된 관세를 주장하며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반면 보호무역주의 강경파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후보와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수석 보좌관,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 등은 관세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시절부터 관세를 통해 무역 관계를 재설정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취임 첫 날 관세에 대해 조사하라는 포괄적인 행정명령만 내린 채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도 다음달 1일로 보류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관세 보류가 협상 전략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마이크 라운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고도 결과를 얻고 있다"며 "그렇다고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는 캐나다와 계속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크게 반발하며 보복을 다짐했지만 최근에는 불법 마약 밀매 퇴치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했다. 캐나다 당국자들도 보복을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적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의제를 관철시킬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스콧 베센트, 제이미슨 그리어 등 경제 고문들의 상원 인준을 앞두고 있는 현실과도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자유무역 협정에 회의적인 상원의원들이 트럼프의 지명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화당원은 "트럼프의 경제 관리들이 현재 잠재적으로 관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업계의 대표들과 다양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