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 명령 이행...전 세계 공관에 지시
우크라·요르단·대만 등 주요 동맹국 지원 중단
국무부, 3개월 뒤 새 권고안 트럼프에 제시
◆…마르코 루비오 신임 미국 국무장관. 사진=로이터통신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가디언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외교 정책의 효율성 검토가 완료될 때까지 3개월 동안 해외 원조 중단을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모든 외교 및 영사관에 내려진 지침을 승인하고 행정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 전문을 발송했다.
전문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에 따라 행정명령이 즉시 발효돼 루비오 장관이 검토 후 결정을 내릴 때까지 신규 대외 지원이 동결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어 "이번 조치는 중복 배정 방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과의 일치를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내전으로 기아가 확산되는 수단에 대한 긴급 식량 지원과 이스라엘과 이집트에 대한 군사지원은 예외로 뒀다. 이스라엘은 매년 33억 달러(약 4조7000억원)를, 이집트는 약 13억 달러(약 1조86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는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는 제외하지 않아 아직 사용되지 않은 약 38억5000만 달러(약 5조5000억원)의 우크라이나 지원 자금의 사용 여부를 트럼프가 결정할 수 있게 됐다.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들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요르단, 대만과 같은 주요 동맹국에 대한 지원도 중단한 것으로 전했다. 동결된 프로젝트 중에는 학교 지원과 산모 돌봄, 아동 예방접종 등 의료 지원도 포함됐다.
국무부는 3개월 동안 정부 전반의 검토가 완료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고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보건, 교육, 개발, 직업 훈련, 반부패, 안보 지원 등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자금 지원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2023년 기준 약 600억 달러(약 86조원)를 지원했다.
미 국제개발처(USAID) 출신 전직 고위 관계자는 "혼란을 조장하는 조처"라며 "이번 지시에 따라 에이즈 퇴치 등 보건 활동과 사회 지원, 교육 활동까지 중단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군사 지원이 중단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 마이아 산두 몰도바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다행히 미국의 군사 지원은 중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