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혐의 사건 검찰 송부…비상계엄 선포 51일만
공수처 "계속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형사사법 절차에 불응"
강제구인·현장조사 실패…"검찰 수사가 사건 진상규명에 효율적"
"관련자들 사건 남아...비상 계엄 수사, 엄정히 계속해 나갈 것"
◆…이재승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이 23일 오전 경기도 과천 공수처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와 관련된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 사건을 검찰로 보내고 기소를 요구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재승 차장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오늘 현직 대통령인 피의자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공소 제기 요구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51일 만이다. 공수처는 대통령에 대한 기소권이 없어 기소하려면 검찰에 사건을 넘겨야 한다.
윤 대통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및 여러 군 사령관 등과 공모해 지난해 12월3일 비상계엄을 선포해 폭동을 일으키고, 직권을 남용해 국회 경비대 소속 경찰관들과 계엄군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고, 국회의원들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피의자는 현재까지도 계속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형사사법 절차에 불응하고 있다. 구속 이후 공수처의 피의자 심문 자체를 거부하고 있다"며 "또한 경호처는 비화폰 등 압수수색도 계속 막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공수처가 계속 조사 시도를 하기보다는,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검찰이 그동안의 수사 자료를 종합하고 필요한 사항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하는 것이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국가수사본부로부터 비상 계엄 관련 주요 피의자들의 내란 사건 등을 이첩받았고, 지난해 12월18일 검찰로부터도 사건을 이첩받았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세 차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자 지난해 12월 30일 체포영장을 청구했고, 서울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지난 3일 체포 영장 집행에 나섰으나 대통령 경호처의 저지에 막혀 실패했고, 또 한 차례 영장 집행을 시도한 끝에 지난 15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을 체포하게 됐다.
윤 대통령은 체포 당일 공수처에서 10시간 40분가량에 걸쳐 조사받았지만 "비상계엄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으로 발동 요건을 판·검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는 취지의 발언만 남긴 채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19일 윤 대통령을 구속한 공수처는 거듭된 출석 요구 불응에 강제구인과 서울구치소 현장 조사를 시도했다. 전날(22일)에도 윤 대통령에 대해 3차 강제구인을 시도했으나 윤 대통령 측의 지속적인 조사 거부로 불발됐다.
공수처는 강제구인이 무산될 것에 대비해 구치소에 조사실까지 마련하는 등 현장조사 진행도 준비했지만 윤 대통령은 탄핵심판 준비 변호인 접견을 이유로 이 역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오늘 피의자에 대한 공소제기 요구 결정을 했지만 이번 비상계엄과 관련된 다수의 피의자들과 관련자들 사건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공수처는 대상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책임 있는 수사 대상자는 모두 의법조치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여 비상 계엄 수사를 엄정히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수처가 사건을 송부하면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로 다시 공은 넘어가게 됐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시도한 뒤 다음 달 5일을 전후해 구속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이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던 만큼, 검찰에서는 태도를 바꿔 입을 열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