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경기상황만 보면 금리인하 공감...3개월 내 인하 가능성 열어둬"

신성환 금통위원, 경기에 중점 두고 기준금리 25bp 인하 바람직 밝혀

李 "국내 정치 상황, 환율에 크게 영향…환율, 경제요건 감안 수준보다 훨씬 더 높아"

"성장 하방위험 증대, 금리 조정 필요성 커져…면밀한 점검 후 인하 시기 및 속도 결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은 성장의 하방위험이 증대된 만큼 기준금리의 추가 조정 필요성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이 과정에서 국내 정치 상황 및 대내외 경제정책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든지 이런 불확실성이 큰 상태에서 대외 균형을 조금 더 보고 더 확실한 다음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더 신중하고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란 입장 표명이다.

한은은 이날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고민과 논의 끝에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국내 정치상황 및 미국 등 주요국 경제정책 전개 등 대내외 정책 여건을 좀 더 점검하고 향후 불확실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살펴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는 성장의 하방위험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지만 향후 국내 정치상황과 주요국 경제정책의 변화에 따라 경제전망 및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이 결정에 대해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낸 신성환 위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 5인은 현 시점에서 대외요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는 대내요인보다는 대외요인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한번 쉬었다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라며 "다만 모든 금통위원들이 경기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지금 환율 수준의 영향이 과거에는 작다고 봤다면 지금은 정상적이라기 보다는 필요이상으로 환율이 올라간 상황"이라면서 "높아진 상태에서 물가라든지 특히 내수에 미치는 영향 등에 유의해야 한다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신성환 위원의 소수의견에 대해선 "환율 등 대부분이 걱정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인하의 방향성이 이미 외환시장에 반영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며 "환율 상승이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경기둔화로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도 경기에 중점을 두고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분들은 이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현 시점에서는 대외요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일단 이 시점에서는 대내요인보다는 대외요인에 조금 더 방점을 두고 한번 쉬었다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보면 되겠다"라며 "모든 금통위원들이 경기 상황만 보면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라는 의견을 냈다. 5대 1이라는 숫자가 보여주는 것보다는 내용적으로 보면 훨씬 더 다양한 의견이 많았다"라고 부연했다.

이 총재는 "이번에는 국내 정치적인 이유, 미국 신정부가 들어서서 어떠한 정책을 하는지에 대한 기대가 변화함에 따라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고 특히 우리나라 정치적인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어 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것보다 환율이 훨씬 더 높은 수준에 와 있다"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여러 불확실성을 점검하면서 저를 제외한 여섯 명의 금통위원 모두가 3개월 내에는 현재 금리 3.00%에서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라며 "국내 경기가 예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인 만큼 단기적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정치 프로세스와 대외 경제여건의 변화를 확인한 이후에는 금리를 포함해서 경기에도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라고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유를 거듭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