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프롬 네프트 등 석유회사와 그림자 유조선 등 겨냥
백악관 "에너지 공급 세계 수요 초과" 물가 상승 우려 차단
러시아 "바이든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게 무거운 유산 남겨"
◆…러시아 가즈프롬 네프트 회사 로고. 사진=로이터통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날 러시아 석유업체를 비롯해 개인·단체 200곳 이상과 러시아산 석유를 몰래 수송하는 그림자 함대 유조선 180여척 등에 대한 대규모 제재를 발표했다.
재무부와 국무부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불법 전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러시아의 주요 수입원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는 영국 정부와 함께 러시아에 본사가 있는 가즈프롬 네프트, 수르구트네프테가스 2곳과 자회사 20여곳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다. 영국 외무부는 이들 2곳이 하루에 총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해 연간 230억 달러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재무부는 또한 러시아산 원유를 다른 나라로 몰래 수출하는 '그림자 함대' 선박 183척과 러시아의 해상 선박 보험사인 인고스트라, 알파스트라코바니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재무부는 이들 '그림자 함대' 선박 가운데 일부는 이란산 원유도 수송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수출길이 막히자 다른 나라 선적으로 위장한 '그림자 함대' 선박에 원유를 실어 내다 팔고 있다.
국무부는 이와 별개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및 수출 관련 기업을 비롯한 단체·개인 80여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의 에너지부문에 대한 대규모 제재가 러시아에 매달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안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늘 우리는 러시아의 최대 수입원인 에너지 부문에 대규모 제재를 가했다. 러시아의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겨냥한 것"이라며 "이 제재는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가 에너지 부문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을 지원하고 유지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선 "우리가 기대하고 믿는 것 중 하나는 에너지 공급이 세계 수요를 초과할 것이라는 점"이라며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약 4달러에서 3달러로 떨어졌고 이는 대통령이 취한 조치 덕분"이라고 답했다.
데이비드 라미 영국 외무장관도 "석유는 러시아 경제의 자금줄"이라며 "이번 제재로 러시아의 전쟁 자금이 고갈될 것이며 우리가 푸틴으로부터 빼앗는 루블은 우크라이나 인명을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미국의 공식 발표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게 무거운 유산을 남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