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대법원장이 2명 추천…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
'야당 비토권' 조항도 빠져…수사 기간과 인력 등도 이전보다 축소
"야당이 대승적 결단해서 시비 거리 제거…국민의힘과 합의됐으면"
◆…야6당 의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내란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은 9일 국회 의안과에 두 번째 '내란 특검법'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검법은 야당이 아닌 제3자인 대법원장이 2명을 추천하도록 했는데, 이중 대통령이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야당이 특검 후보자를 거부하거나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야당 비토권' 조항도 빠졌다.
또 수사 기간과 인력 등도 이전보다 축소됐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 의안과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견 검사나 공무원, 특검 임명 수사관 인력 등을 기존보다 일부 줄였다"며 "수사 기간도 기존 특검에 비해서 20일 줄였다. 70일 동안 수사하고 필요하면 30일 연장이 가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필요하면 대통령 승인으로 30일 더 연장할 수 있게 해 특검의 자체 판단 하에 100일 동안 수사할 수 있는 기간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미 다른 수사기관에서 수사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수사 기간을 줄이고 인력도 줄이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비토권 행사 등 국회 관여 방식이 있지 않으면 현직 대통령 수사이기 때문에 특검 수사가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야당이 대승적 결단을 해서 시비 거리를 제거한 만큼 국민의힘과 합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번 내란 특검 법안은 발의 명단을 가리고 보면 국민의힘에서 발의한 내란 특검법이라고 해도 믿을 수준"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여당안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굳이 시간이나 힘 빼지 말고 이를 그대로 수용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얘기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을 비토권도 없이 깔끔하게 규정했다. 사실상 한 전 대표 방식으로 내란 특검법에 동참해달라"며 "200명 넘는 의원들의 압도적 찬성을 통해 정부가 거부권 행사는 엄두조차 못 내도록, 빠르게 내란을 바로잡을 수 있는 형태로 여야가 합의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 차례 재의요구권(거부권)이 행사돼 국회로 돌아온 내란 특검법은 전날(8일) 국회 재표결에서 찬성 198표·반대 101표·기권 1표로 가결 정족수 200표에서 2표가 부족해 부결·폐기됐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석열이 12·3 내란 사태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북한의 군사 공격을 유도한 사실이 이미 드러났다"며 "외환죄를 추가한 내란 특검법을 곧바로 재발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