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견조한 성장세 지속…日 회복세, 中 내수부진
트럼프 정부 관세정책, 주요국들간 무역 갈등 가능성 등 글로벌 성장 하방 위험
美 1~2회 금리인하 그칠 것…日 금리인상, 中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유로화, 위안화 상대적으로 큰 폭 약세…엔화, 소폭 강세
◆…사진=조세일보 DB
내년 중 미 달러화는 관세·이민·감세 등 트럼프 정부의 정책 시행에 따른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정체(또는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하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더해 타 국가 대비 상대적으로 견조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US exceptionalism), 관세 부과에 따른 유로지역 및 중국 등 주요 수출국의 경기 부진으로 국가 간 성장률 격차가 예상되는 점도 미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2025년 글로벌 경제여건 및 국제금융시장 전망'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내년 글로벌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 기조 등에 따라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과 이에 따른 주요국들간의 무역 갈등 가능성 등은 글로벌 성장의 하방 위험 요인이 될 것으로 봤다.
주요 국가별로는 미국은 2024년보다 성장세가 둔화되겠으나 2% 초반대의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미국 가계의 건실한 재무여건과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 등으로 민간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민간투자도 양호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이민정책은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유로지역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역내 국가들의 재정여력 제약 등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성장률이 소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도 영란은행의 금리인하에 따른 가계 차입비용 경감, 정부의 대규모 재정완화 등으로 금년보다 성장률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경우 정부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소비 및 부동산 등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대중 관세 인상 등으로 수출 증가세도 약화되면서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임금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 기업이익 증가 등에 따른 설비투자 확대로 내수 주도의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주요국 노동시장이 고령화 및 이민 통제 등으로 노동공급 증가가 제한되는 가운데 국가별 경제 및 재정 여건에 따라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노동시장은 초과 노동수요가 해소되면서 실업률이 4% 초반의 현 수준에서 소폭 상승할 전망이지만 트럼프 정부의 反이민정책 영향으로 노동공급이 감소할 경우 다시 타이트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지역은 저성장에도 불구하고 고령화 및 이민자 유입 제한 등으로 노동 공급도 제한돼 6% 중후반대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영국은 정부의 재정완화가 노동시장 초과수요를 유발해 실업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으로 타이트한 수급 여건이 지속되면서 2% 중반대의 실업률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은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은 물가상승률이 완만한 둔화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관세·이민정책 등에 따른 영향이 더해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이 2% 중반 수준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지역 물가상승률은 상품 및 서비스 부문의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되면서 유럽은행(ECB)의 물가목표인 2%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은 재정완화 등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더뎌지면서 2% 중반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중국은 내수부진 및 제조업 과잉생산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1% 내외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일본은 높은 임금 인상률, 에너지보조금 축소 등으로 물가목표인 2% 수준을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중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정책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금리인하 속도 및 최종금리 수준은 국가별 경제 여건과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으로 봤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완만한 디스인플레이션 추세 등을 감안, 2025년 중 금리를 25~50bp 인하해 2025년 말 정책금리가 4.00~4.25%(상단 기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차대조표 축소(QT)는 2025년 2분기중 종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ECB는 2025년 중 역내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 등으로 경기 회복세 지연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2025년 중 125~150bp를 인하해 2025년 말 정책금리가 1.50~1.75%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ECB는 예정대로 2024년 말에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의 재투자를 종료하고 장기저리대출(TLTRO) 제도도 종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영란은행은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완화 정책 등으로 인플레이션 하향세가 제약됨에 따라 점진적(매분기 25bp)으로 금리를 인하해 2025년 말 3.75%까지 낮출 것으로 봤다.
중국인민은행은 2025년에도 경기회복 지원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급격한 위안화 약세 및 중소형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정책금리는 소폭(20~40bp) 인하하면서 통화완화를 위해 지준율 및 담보보완대출(PSL)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행은 물가상승세 및 경기회복세가 이어짐에 따라 2025년 중 정책금리를 50~75bp 추가 인상해 2025년 말에는 정책금리가 0.75~1.00%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현재 진행중인 국채매입규모 축소는 2025년 6월 중간점검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한은 운용전략팀 이윤아, 김다인 조사역은 "미 달러화는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타 국가 대비 견조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따른 성장률 격차 등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여타 통화는 전반적으로 미 달러화 대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미국 무역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로화, 위안화가 상대적으로 큰 폭의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향이 제한적인 파운드화, 호주달러화는 약세 폭이 작을 것"이라면서 "엔화는 정책금리 인상에 따른 미-일 금리차 축소, 안전자산 선호 강화 등으로 소폭의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