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 지연, 대통령 탄핵 방해 안돼"
"헌법에 여야 100% 합의해야만 선출, 의결한다고 돼 있지 않아"
박주민 "한덕수와 통화…여전히 결론 내리지 못했다고 해"
한덕수 "여야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헌법재판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는 문제와 관련해 "더 이상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를 지연시키고 대통령 탄핵을 방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회가 오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3인을 즉각 임명하라"고 압박했다.
인청특위 소속 김기표·김한규·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임무를 해체하는 것이고, 그 자체로 헌법에 근거가 없는 위헌적인 행동"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위 위원들은 "후보자 3인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고, 오늘 본회의에서 헌법재판관 선출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지난달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헌법재판관 3인의 추천에 관해 합의했다. 그런데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의결된 이후 갑자기 헌법재판관 임명에 반대하며 인사청문 일정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위원들은 지난 23일 후보자들의 인사 검증을 위한 청문회에는 참석하지도 않으면서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자들에 대한 트집 잡기에 나서는가 하면, 24일에는 자신들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자의 청문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매우 부적절하고 너무나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수 없다는 것은 학계나 법조계에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억지 주장"이라며 "국회가 합법적으로 후보자를 선출하려고 하자 이번에는 시간을 끌기에, 인용 가능성이 전혀 없는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노골적인 탄핵 심리 방해이자 윤석열 구하기"라고 맹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는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정권 유지를 위해 불법 계엄도 내란도 눈 감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불법적인 비상 계엄을 선포했던 대통령을 비호하고 탄핵을 방해하기 위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하는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민주당 헌법재판관 인청특위 소속인 박주민 의원은 전날 한 권한대행과 전화 통화한 사실을 언급하며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이야기 들으면서 고민하고 있다는 취지를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한 권한대행에게 제가 얘기했다. 한 총리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방안을 국회가 찾아달라'고 얘기했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은 형식적 임명 권한을 갖고 있는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임명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선출 방식에 대해 헌법이 다수결 원칙을 규정하지, 헌법 어디에서도 여야가 100% 합의해야만 선출 행위나 의결 행위를 할 수 있다고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추천했던 조한창 후보자마저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얘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헌법과 법률을 핑계로 전혀 헌법과 법률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헌적이고 위법적인 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한다.
민주당은 이날 한 권한대행이 27일 오전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고 압박했지만, 한 권한대행은 여야 합의가 우선이라는 기존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권한대행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 헌정사에서 단 한 번도 깨진 적 없는 관례"라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역시 헌재의 탄핵 심판 결정에 영향을 주는 임명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헌재 결정 전에는 헌법재판관 임명을 하지 않았고, 헌재 결정이 나온 뒤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한 권한대행의 이 같은 담화는 국회가 이날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을 정부에 이송하는 즉시 지체 않고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거부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