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호 사령관, '선관위 체포조' 운용 사실상 인정…곧 군검찰 이첩

공수처, 정보사 관련자들 진술 확보
계엄 해제 결의안 통과 뒤 '텔레그램 삭제' 정황도
6일까지 구속 기한 연장…27일 이전 군검찰로 이첩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사령부 요원을 투입한 혐의를 받는 문상호 국군 정보사령관이 이른바 '체포조' 운용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사령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조사에서 정보사가 선관위 직원을 체포·구금하려는 목적으로 체포조를 운용했다는 의혹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에 따르면, 문 사령관은 계엄 당시 정보사 요원을 투입해 선관위 장악·서버 탈취를 시도했고, 북파공작부대(HID)를 동원해 노태악 선관위원장 등 선관위 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시도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공수처는 선관위 장악 및 체포조 운영 계획이 지난 1일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에서 논의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문 사령관은 지난 18일 긴급체포 뒤 수사 과정에서도 줄곧 혐의를 부인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수처가 정보사 관련자들에게 그와 상반된 진술을 확보했고, 문 사령관도 반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지난 15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노상원 수첩'에 북한의 대남 타격을 유도하고 정치인·법관 등을 '수거 대상'으로 지목하는 내용을 공개한 이후 문 사령관의 진술 태도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롯데리아 회동에 함께 했던 김봉규·정성욱 대령 등이 혐의 사실을 일부 인정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또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뒤 문 사령관과 정보사 관계자들이 텔레그램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한 정황도 포착했다.

공수처는 문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텔레그램 앱 삭제 등의 정황을 나열하며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고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지난 20일 문 사령관에게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군 장성에 대한 기소권이 없는 공수처는 문 사령관의 구속 기한을 연장하고 사건을 곧 군검찰에 이첩할 계획이다.

공수처 관계자는 전날(25일) "오는 27일까지였던 문 사령관의 구속 기한이 다음 달 6일까지로 연장됐다"면서 "1차 구속 기한인 27일 이전까지 이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건을 검찰로 넘긴 뒤 다시 군검찰로 넘겨 기소하는 것보다 군검찰로 곧바로 이첩해 기소하는 방안이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적법절차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지난 24일 군사법원에 문 사령관 구속 기간 연장을 신청해 허가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