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밝히려고 북한 공격?”.. 노상원 ‘계엄수첩’ 드러나

노상원, 수첩에서 ‘북풍공작’으로 읽히는 표현 확인돼

장성철 “윤석열·노상원, 부정선거 확신… 정상인인가”

김준일 “내란죄뿐만 아니라 외환유치죄 적용 가능성”

이른바 '롯데리아 계엄 회동' 등 12·3 비상계엄 사태를 기획한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서 북한 공격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내란죄뿐만 아니라 외환유치죄 적용 가능성까지 점쳐진다는 진단이 나온다.

■ '햄버거집 계엄 모의' 노상원, 수첩 발견돼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 거처에서 확보한 수첩에서 '북방한계선(NLL)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라는 메모가 있었음을 밝혔다.

이는 비상계엄 주동자로 분류되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이전 '북한 오물풍선 원점 타격 지시'를 내렸다는 등의 야당 측 주장과 맥이 닿는 부분이다. 다만, 경찰 측에서는 수첩 표현대로 실제 행동이 있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경찰은 노 전 장관의 수첩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회 봉쇄'라는 표현이 적시돼 있고, 정치인·언론인·노동조합·판사·공무원 등에 대해 '수거 대상'으로 지칭하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도 밝혔다.
 


해당 수첩은 손바닥 크기의 60~70페이지 분량으로 계엄과 관련한 내용이 다수 적혀 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역을 압수수색해 분석하던 중 노 전 사령관과의 계엄 전·후 연락을 토대로 그를 사건 중심인물로 특정했다고 한다.

■ 장성철 "부정선거 밝히려고 북한 공격 유도?"
■ 김준일 "외환유치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수첩 내용을 밝히자, 정치권에서는 12·3 비상계엄 사태 주동자로 평가받는 윤석열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 등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 성향 평론가로 분류되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23일 MBC라디오 '성지영의 뉴스바사삭'에 출연해 노 전 사령관 수첩 내용과 관련 "윤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를 밝히려고 NLL에서 북한 공격을 유도했다는 생각까지 한 것"이라며 "어떻게 정상인들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느냐"고 각을 세웠다.

아울러 "비상계엄을 강화시키거나 합법화시키기 위해 북풍조작을 했다는 건 씻을 수 없는 행위"라며 "한 70여페이지 된다는데 단편적인 단어 조각들만 몇 개 나 왔다. 더 경악스러운 일들이 밝혀질 거 같아 두렵다"고 우려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도 같은 날 방송에서 "NLL에서의 북의 공격 유도까지 이런 표현이 있는데 경찰 국수본에서 내란뿐만 아니라 외환유도죄까지 적용 가능하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오물풍선 원점타격, 드론 보낸 것 등은 수사가 더 필요하겠지만 외환유치죄가 정말 적용될 수 있겠다"고도 내다봤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을 외환죄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추가 고발했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선포에 앞서 북한 오물풍선 관련 원점타격 및 평양 무인기 투입 등의 행보를 지적하면서, 이 같은 고발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