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올해 운 트여, 시기 놓치면 안돼"...계엄 '12.3' 노상원이 정했나?

'12·3 비상계엄' 내란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자신의 자택에서 점집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노 전 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운(運)이 트이니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조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경찰조사에서 "계엄 두세 달 전쯤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윤 대통령은 올해 운(運)이 트이니까 이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조언하자 김 장관이 이를 듣고 기뻐했다", "윤 대통령 사주팔자·관상을 근거로 조언했다"는 취지의 말을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김 전 장관은 "미국 대선 등 굵직한 현안이 많다"며 올해 비상계엄 선포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이 '윤 대통령의 운'을 이유로 지난 3일을 '거사일'로 택일하는 데 역할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18년 여군 성추행으로 불명예 전역한 이후로는 역술·무속 등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역 시절부터 사주명리(四柱命理)·관상 등 역술에 관심을 보여온 그는 불명예 전역으로 군인연금에 불이익을 받게 되자 생계를 이유로 역술에 종사했을 수 있다고 육사 선후배들은 전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최근 노 전 사령관의 경기 안산 점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서 비상계엄 계획이 구체적으로 담긴 수첩을 확보했다. 수첩에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군부대가 향할 목표지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노 전 사령관을 상대로 수첩에 적힌 군부대 배치 계획 등으로 추정되는 문구들의 구체적인 의미를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이틀 전인 지난 1일 자택 인근 롯데리아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 등과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이달 1일에 이어 계엄 당일인 3일에도 전현직 군 관계자들을 롯데리아에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