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계엄회동’ 정보사 대령 “선관위 장악시도 시인.. 국민께 사과”

김병주 “정보사 HID, 선관위 핵심 실무자 납치하는 게 첫 임무”

12·3 비상계엄 사전 모의 혐의를 받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대령이 혐의를 시인하고 대국민 사과문을 내놨다. 해당 인사는 계엄 선포 이전 전·현직 정보사 인사들과 함께 관련 논의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정보사 소속 정모 대령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김경호 변호사는 20일 대령 측이 변호인에게 제시한 진술을 토대로 한 '대국민 사과 및 자료 공개문'을 언론에 배포했다.

정 대령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이틀 전인 지난 1일 경기 안산 소재의 한 햄버거집에서 노 전 정보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보사 소속 김모 대령 등과 함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 문제 등을 사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 변호사는 "J 대령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고자 한다"며 "알고 있는 모든 사실을 수사기관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동원된 유능한 부하 장병에게 더 이상 책임이 전가되지 않도록 바라고 있으며, 잘못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정 대령이 선관위 직원들의 출근 시 신원 확인을 하고 회의실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준비한 점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또 그 과정에서 케이블타이나 마스크, 두건 등 강제적인 통제 방안까지 논의한 것을 확인했고, 정 대령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9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공작원부대(HID)가 판교에 대기했던 움직임과 관련해 "선관위 과장들 및 핵심 실무자들을 납치하는 것이 첫 임무였다"고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또한 "(선관위) 실무자 30명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B-1 벙커로 데려오라는 임무를 줬다는데, 케이블 타이로 손목·발목을 묶고 복면을 씌워 데려오라는 지침을 주고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