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주도' 김용현 구속…尹 '내란수괴' 수사 빨라진다

김용현 전 국방장관 구속…법원 "범죄 중대성·증거 인멸 염려 고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검찰 직접수사 범위에 포함 인정…尹 내란 수괴 혐의 수사 탄력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구속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공모해 내란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 부장판사는 "범죄혐의 소명 정도, 범죄의 중대성,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에게 적용된 내란 혐의가 최고 사형까지 가능한 중범죄라는 점, 그가 계엄군들의 국회 진입과 관련 증언이 쏟아지자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이 있다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어 "검찰청법 제4조 제1항 제1호 나, 다목에 의해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밝혔다.

검사의 직접수사가 가능한 경찰의 범죄와 직접 관련된 범죄라는 점에서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내란죄가 검찰의 직접 수사범위 내 있지 않다는 논란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권을 인정한 것이다.

김 전 장관은 지난 8일 새벽 검찰에 자진 출두해 곧바로 긴급체포됐다. 그는 9일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조사를 마친 뒤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이날 변호인인 법무법인 대륙아주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들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저에게 있다"고 했다.

이어 "부하 장병들은 저의 명령과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부디 이들에게는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검찰이 김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내란의 '정점'으로 지목된 윤 대통령을 향한 '내란 수괴(우두머리)' 혐의 수사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검찰이 김 전 장관에 대한 영장을 청구하면서 '내란 중요 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하고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문란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가 있다'고 적시한 만큼 윤 대통령을 상대로 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윤 대통령을 '내란 수괴'라고 표현하진 않았으나, 사실상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내란을 실행에 옮겼다는 취지로 김 전 장관의 영장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윤 대통령으로부터 "의결 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윤 대통령이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증언과 정황을 토대로 검찰이 계엄 사태 관련자 조사를 통해 계엄선포 전 사전 모의 시작점을 특정하는 등 윤 대통령의 '수괴' 혐의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출국금지된 상황에서 긴급체포, 압수수색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은 재임 중 기소되지 않는 불소추특권을 가지지만, 내란죄는 예외다.

한편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 혐의 등 피의자로 입건되고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수사 기관의 수사를 대비해 변호인단 구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