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군의 ‘죄송합니다’…국민 가슴 울린 사진의 정체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국회에 투입된 계엄군 중 한 청년 군인이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장면을 담은 사진을 올리며 "오늘 국회 앞으로 항의하러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고 전했다.

허 기자는 "너무나 반듯하게 생긴 그 계엄군 청년의 안경 너머로 비치는 맑은 눈동자에 모든 분노가 사라지고, 한없는 안쓰러움과 고마움을 느꼈다"며 "쫓아오는 저에게 거듭 '죄송합니다'라며 절을 하던 그 순간, 그의 진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어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라 계엄군은 3일 밤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김민기 국회 사무총장은 "3일 밤 11시 48분부터 4일 새벽 1시 18분까지 24차례 헬기를 통해 230여 명의 무장 계엄군이 국회 경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또, "계엄군 50여 명이 담장을 넘어 추가로 경내에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계엄군은 정현관과 안내실을 통해 의사당 진입을 시도했으며, 일부 병력은 유리창을 깨고 내부로 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계엄군과 국회 관계자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고, 국회 직원들이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하는 장면도 목격됐다.

4일 오전 1시 1분,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계엄군은 철수를 시작했다. 오전 1시 30분경 모든 병력이 국회 경내 밖으로 철수하며 큰 충돌 없이 상황이 마무리됐다.

계엄군 청년의 사과 장면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계엄군이 되고 싶었겠나", "사과하는 군인의 모습에 울컥", "군인일 뿐, 괴로움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