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가 자제하자고 발언해”… 국힘, ‘당게 논란’ 일단락

고동진 “의원총회에서 추경호가 ‘이제 그만’ 발언해”

신지호 “냉각기 제안한 추경호… 프로젝트 실패한 것”

정성국 “추경호가 냉각기 갖자고.. 친윤 자극은 안돼”

국민의힘이 이른바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서 당내 냉각기를 갖는 모양새다.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 국면 속 추경호 원내대표가 '자제령'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한동훈 대표가 향후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낼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 고동진 "추경호, 자제하자고 발언"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2일 채널A라디오 '정치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불거진 이른바 '당게 논란'과 관련해 "지난주 목요일 의원총회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자, 이제 그만 우리 자제합시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때 상당수 의원들이 '그렇게 하자' '절제해야 한다'(고 했다)"며 "한 매체 칼럼을 보고 겸손과 절제라는 말이 굉장히 와닿았는데, 당 지도부에서도 '우리 이제 그만 자제하자'는 표현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고 의원은 계속해서 한동훈 대표와 김민전 최고위원이 당게 논란과 관련해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 충돌한 데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저 같은 초짜 정치인도 실망스러웠는데 기자들이 있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지 않았나.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달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최고위원과 공개 충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한 대표는 이날 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 이슈가 이렇게 오래갈 만한 이슈인가"라거나 "나를 끌어내리려는 세력이 있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

고 의원은 아울러 "대통령 기자회견 이후 한동훈 대표가 보여준 내용도 단일대오로 움직이는 모습이 아니었나"라며 "당원 게시판 문제가 3주씩 가야 할 이슈인지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평가했다.

■ 신지호 "추경호 냉각기 제안.. 프로젝트 실패"

여당 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부총장은 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경호 원내대표가 이 당게 논란을 일으키고 한 건 아니지만, 원내대표의 냉각기 제안은 이게 실패한 프로젝트였다는 게 사실화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국민의힘 당원게시판 내홍과 관련해서 정치권에는 '김옥균 프로젝트'라는 단어가 등장한 바 있다. 이는 삼일천하로 끝난 김옥균처럼 '친윤계'가 한 대표의 당대표직을 오래 못 만들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신 부총장은 이어 당내 친한계 의원들이 야당이 추진 중인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용을 시사한 데 대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한다는 게 틀린 표현은 아니다"라며 "한동훈 대표가 그 문제에 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 당내 잡음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 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추 원내대표가 서로 냉각기를 갖자고 했는데 '친윤'이라는 분들이 자꾸 자극적인 발언을 하거나 대표를 공격하는 모습은 안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여권에서는 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절대 반대'에서 '전략적 모호성'으로 선회한 모습이 친윤계에 대한 경고 사인이라는 언급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오는 10일 김 여사 특검법 국회 재표결을 앞두고 여당 내부에서 묘한 긴장감이 형성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