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점포 축소에…이복현 “접근성 보장은 금융업 책무”

금감원,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場’ 개최

금융접근성 제고의 주요 현안과 향후 추진 계획 논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 점포축소 추세 등으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저하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금융업계 및 소비자·장애인 단체 등과 함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場'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는 금융의 디지털화와 점포축소 등 금융환경 변화 과정에서 금감원과 금융업계가 금융소비자의 접근성 제고 필요성에 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준비됐다.

6개 금융협회장 및 각 업권 금융회사 소비자보호담당 임원, 소비자단체, 장애인단체 등 총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관한 분석(연구기관), 금융이용자의 목소리(소비자·장애인단체), 금융접근성 제고의 주요 이슈와 과제(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 접근성 제고 사례(은행) 등 다양한 주제가 폭넓게 논의됐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접근성 관련 주요 이슈로 은행 점포폐쇄 추세,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장애인의 금융거래 애로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향후 은행권과 공동으로 실효성 있는 점포·ATM 대체 수단 마련 및 이동점포 활성화 등 점포 폐쇄에 따른 대안을 적극 모색하는 한편 고령층 디지털 교육 강화, AI 금융상담 불편 해소, 장애인 응대매뉴얼 정비 및 장애인용 인프라 확충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은행 점포축소 추세 등으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저하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원장은 소비자들이 금융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는 점을 인식하고 금융업계와 감독기관이 함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와 실천을 추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축사에서 금융계가 금융접근성 문제를 인식하고 개선 의지를 표명해 준 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금융회사가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의 입장에서, 소비자가 실제 금융현장에서 느끼는 불편을 찾아서 해소해 달라고 주문했다.  

6개 주요 금융협회장 "금융접근성 제고 위해 관행 개선할 것"

6개 주요 금융협회장들도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를 위해 관행 개선 및 인프라 확충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점포 축소에 따른 불편 최소화를 위해 창구제휴, 공동ATM 등의 대체수단을 적극 강구하고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보조수단 운영과 고령자 교육확대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MTS 사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자를 위한 모바일앱 간편모드 제공을 차질 없이 준비하고 투자자교육협의회의 다양한 금융교육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생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철주 생명보험협회장은 취약계층의 접근성 저하는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고객 이탈에 따른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소비자 접근성 제고와 금융회사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함께 달성하기 위해 당국과 업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병래 손해보험협회장은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을 배려하기 위해 고령자 콜센터 대리안내 제도 마련 등 접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이행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당국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정완규 여신금융협회장은 수어·채팅 상담, 시각장애인 전용 카드발급센터 운영, 점자 상품안내장 제공 등의 노력과 함께 간편모드를 연말까지 출시하는 등 향후 소비자의 애로·건의사항을 적극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모바일앱 간편모드 도입, 영업점에 고령층과 장애인을 위한 전담창구 마련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며 향후 소비자가 저축은행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보이스피싱 예방‧금융교육에 힘써 나가겠다고 밝혔다.

금융접근성 제고 관련 주요 발표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은 '금융소비자 접근성 제고를 위한 제언'을 발표했다.

정 사무총장은 금융거래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겪는 다양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정보기술이 발달할수록 '포용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기술진보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고 AI나 챗봇을 통한 고객상담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술의 발달이 소비자, 특히 디지털 역량이 낮은 고령층의 선택권을 침해해서는 안되며 사람을 상대할 권리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의철 사무총장은 '장애인 등의 금융접근성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거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기본적인 생활수단이므로 장애 여부와 상관 없이 누구나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장애인은 하나의 집단으로 분류되기 어렵고 장애유형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므로 장애인 응대 시 이러한 점을 충분히 고려해 개별적·구체적인 접근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금감원, 금융접근성 제고의 주요 이슈와 과제 발표1. 은행 점포폐쇄로 인한 소비자 불편 해소

금감원은 최근 금융접근성 관련 주요 이슈인 은행 점포폐쇄 추세,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장애인의 금융거래 애로 등에 관해 그간의 경과를 소개하고 향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은행 점포는 총 5690개('24.10월말)로 최근 5년간 1189개 폐쇄(연평균 △8.5%), 지역별로는 수도권 708개, 非수도권 481개가 폐쇄됐다.

4대 시중은행이 전체 폐쇄 점포의 69%(△823개)를 차지하고 있으며 점포폐쇄 비율은 국민(△26.3%), 우리(△24.0%), 신한(△22.9%), 하나(△18.8%) 順이다(소매금융을 축소중인 SC(△31.9%), 씨티(△55.8%)를 제외).

全세계적으로 금융의 디지털화, 비대면 거래 증가 등으로 오프라인 영업점 축소가 진행중이나 우리나라의 인구(성인) 10만명당 은행 점포 수는 2023년말 기준 12.7개로 OECD 국가 평균('23말 15.5개, 상업은행 기준)을 소폭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지역금융소비자에 대한 금융접근성 제고 등 은행 경영성과의 소비자환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또 점포 폐쇄, 인력 구조조정 등 단기 비용절감 우선의 점포 운영 전략은 고객 이탈 등으로 은행의 중장기 수익 기반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더욱이 은행권은 접근성 제고를 위해 점포폐쇄시 사전영향평가 실시, 적정 대체수단 마련 등 공동절차를 운영중이나 단순 입출금 기능을 제공하는 ATM 설치가 대다수(1254개)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금융소비자의 실질적 접근성 보완이 미흡하다고도 했다.

금감원은 은행의 경영효율화 측면 뿐만 아니라 금융접근성 보장 등 사회적 책임을 균형있게 고려한 점포 운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TF를 구성해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접근성 제고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공동점포 등 점포 대체수단 설치 협의절차, 비용 분담원칙 등에 관한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고 아울러 AI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적 지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2. 고령자의 디지털 금융소외 방지

전업권에 걸쳐 비대면·모바일 금융거래가 확대되는 가운데 고령자의 모바일 거래 편의성 제고 및 디지털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융회사 고객센터 운영 효율화 등을 위한 AI 상담서비스 도입 확산 과정에서 고령소비자가 느끼는 불편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고령자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겪는 불편사항을 개선하고 디지털 금융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모바일 금융앱 내 간편모드의 全 금융업권 도입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기능개선을 통한 활성화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다.

고령자에게 일반상담원과 AI상담 중에 선택권을 부여하거나 일반상담원을 우선 연결하도록 개선하고 향후 금융회사가 AI 상담시스템 운영 시 고령소비자의 선택권과 편의성을 적극 고려토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지도할 계획이다.

고령자 대상 디지털 금융교육을 양적·질적으로 확충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자체적인 디지털 교육도 확대 유도할 예정이다.  

3. 장애인의 금융거래 편의성 제고

장애인의 금융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그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편 또는 차별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매뉴얼 정비 및 장애유형별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장애인의 금융거래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금융회사의 장애인 응대 매뉴얼 일괄 점검·정비를 통해 다양한 장애 유형별로 적시 응대가 가능하도록 매뉴얼내 장애 유형을 다양화하고 현장에서 실제 활용 가능하도록 매뉴얼 기재방식을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시각·청각·발달장애 등 장애 유형별로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인프라를 지속 확충하고 각종 금융자동화기기 운영 시 다양한 장애유형을 고려한 접근성 검증기준을 준수하도록 점검·지도할 예정이다.

김미영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은 全 금융권이 고령자·장애인 등을 포함한 소비자의 금융접근성 제고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향후 금융감독원이 추진할 금융접근성 제고 사업을 금융권 공동의 당면과제로 인식하고 적극 동참해 주기를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금융접근성 제고가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도 적극 노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