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광산 추도식 파행.. 여·야 한목소리로 “일본 정부 유감”

이재명 “사도광산, 최악의 외교 참사.. 역사왜곡 반복”

추경호 “일본 정부, 한일 우호 분위기 흔들어선 안돼”

한국·일본 양국이 추진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과 관련, 일본 측에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전력이 있는 인사를 보내는 등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며 행사가 파행을 겪었다. 이에 대해 한국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일본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과 관련해 "강제동원 피해 노동자 추모가 아니라, 일본 유네스코 등재 축하 행사로 전락했다"며 "해방 이후 한국 정부의 최악의 외교 참사"라고 작심 비판했다.

이어 "1500여명의 조선인 강제동원이 사라져버린, 대한민국 정부 스스로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한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독도·역사·위안부 등 저자세 퍼주기 외교의 결과가 바로 사도광산 추도식 참사"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의 계속되는 역사 왜곡과 한국 정부의 부화뇌동하는 굴욕 외교"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미래지향적이고 정상적인 한일 관계가 있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도 같은 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과 관련해 "한·일 양국 민감한 현안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 요구사항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본 정부의 행보를 지적했다.

이어 "이와 같은 결과가 우리 외교당국의 안일한 태도 때문은 아니었는지 겸허한 반성과 점검도 필요하다"면서 "일본 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모처럼 조성된 한·일 우호 분위기를 흔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 어린 추모를 포함, 과거 식민통치 역사에 대한 (일본의) 속죄와 반성은 양국 간 미래 지향적 관계를 위한 기본 전제"라며 "정부·여당은 외교에 있어 국익을 최우선 원칙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이었던 일본 사도광산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일본은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던 당시, 한국 동의를 얻기 위해 '조선인 강제동원' 등에 대한 역사적 반성을 토대로 한 추도식 개최를 약속했다.

그러나 지난 24일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서 열린 제1회 사도광산 추도식은 한국 측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가 됐다. 일본 정부 대표로 참석한 차관급 외교 인사가 2022년 8월15일 일본 패전일에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사실이 알려지며, 우리 정부와 사도광산 강제노동자 유가족들이 전격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25일 사도섬 사도광산 인근 조선인 기숙사였던 터에서 별도 추도식 행사를 열었다. 이날 추도식에는 한국 유족 9명과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행사는 조선인 강제노역을 추모하는 추도사 낭독, 묵념, 헌화 등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