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재계 반대, 우리 기업 지배구조 선진화할 때"
"'소송 남발' 우려? 배임죄 구성요건 강화 등 보완책 준비 중"
"상법 개정안, 연내 처리 방침…가상자산세, 유예할 이유 없어"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2일 삼성·SK·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의 사장단 등 재계가 공동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 저지에 총력을 기하는 것과 관련해 "예상되는 입장이었다. 이제 우리 기업들도 기업 지배구조를 선진화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우리 주식시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평가받고 있는데, 기업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서 주식 주가가 낮게 형성되는 핵심적인 이유가 기업 지배구조가 후진적이라는 것이다. 기업총수가 기업의 주인인 것처럼 인식되고 또 행세해 왔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진 정책위의장은 "회사 경영에 있어서 지배주주의 입장과 이익만을 고려할 뿐이지 대다수 주주 이익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경영을 해왔다"며 "소액 주주라 하더라도 다수의 일반주주들이 자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선 '소송 남발'을 우려하며 반대하는 것에 대해 "주주 이익과 권리를 행사하도록 하게 되면 그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었다고 볼 때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법원은 이미 회사 경영진이 경영상 판단을 충실하게 내렸을 경우 면책하도록 판결한다. 경영상의 판단의 경우엔 배임죄로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법안을 성안 중이라며 "형법에 업무상 배임죄가 규정돼 있고 상법에도 특별배임죄가 규정돼 있는데, 이 두 개 법의 배임죄 규정에 범죄 구성요건을 강화하거나, 아니면 대법원 판례에 따라 경영상 판단을 면책한다는 조항을 추가하거나 하는 문제들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여야 간 협의를 거쳐 정기국회 중에 상법 개정안을 처리해 연내 입법한다는 계획이라고 했다.
앞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와 국내 주요 기업 16곳의 사장단은 긴급 성명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릴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우리 증시의 밸류 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개정을 멈출 것을 호소했다.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가 명시되면서 대주주와 소액 주주, 기관 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내국인과 외국인 등 이해관계가 각기 다른 주주들이 소송전에 나서고, 결국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유정주 한국경제인협회 기업제도팀장은 이날 같은 라디오에서 삼성전자가 1983년에 반도체 투자를 시작해 87년까지 누적 적자가 1400억대였던 사례를 언급하며 투자 실패로 인한 손배소에 휘말리는 등 기업들의 투자를 굉장히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진 정책위의장은 가상자산 투자 소득 과세와 관련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다"며 내년 1월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4년 전에 입법돼 두 번 유예되었는데 이제는 시행할 때가 됐다"며 "다만 과세 부담에 대해선 소득공제의 한도 현재 250만원을 5천만원까지 대폭 상향해서 과세 대상을 확 줄이고 과세부담을 줄이겠다라고 하는 것이 민주당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정 공평 과세 준비가 미비해 2년 유예하자는 정부·여당의 입장에 대해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내 코인거래소의 거래와 달리 해외 코인거래소의 거래는 파악할 수 없다는 건데, 세계적인 연계망이 구축돼 다 파악될 수 있는 게 2027년도라는 것"이라며 "국내 거래소에서 파악될 수 있는 거라면 일단 과세하고, 2027년도에 해외 거래까지도 파악되면 과세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반대 여론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엔 "그렇긴 하다"면서도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라고 하는 조세 원칙을 실현하고, 자본 소득에 대해서도 일정하게 납세를 해주셔야 국가가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여당은 가상자산 투자에 대한 세금을 공평하게 과세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며 2년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가상자산의 유예에 대해서 명분과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2년 유예를 관철시키겠다"며 "정부 당국에서 아직 준비가 덜 됐기 때문에 2년간 유예하자는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과세했을 때 그 혼란을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