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가상자산(코인)을 숨기고 허위재산신고 의혹으로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전 의원이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가상자산 과세 방침을 두고 민주당의 정책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갑작스럽게 가상자산 과세를 추진하는 것이 과연 정무적 판단과 정책적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로 인해 국민과 시장에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폐지하면서 청년층과 소액 투자자를 보호하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도모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가상자산 과세 논의가 금투세 폐지로 얻었던 대중적 지지와 정책적 차별화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이며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특히 가상자산 투자자 대다수가 소액 투자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들에 대한 과세 추진이 정당성을 결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투세 폐지가 청년과 소액 투자자 보호를 목표로 했다면, 같은 논리를 가상자산 투자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며 "가상자산 과세는 시장친화적이지 않으며, 민주당이 지향하던 실용적 경제 정책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상자산 산업은 이미 금융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며 "민주당이 이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주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기존에 보여준 정책적 메시지가 가상자산 과세 추진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민생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운동권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의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주장은 개인적 논란과도 맞물려 있다. 그는 국회의원 재임 당시 가상자산 투자로 약 99억 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이를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2021년과 2022년 재산 신고 과정에서 가상자산 계정에 보유한 거액의 예치금을 은닉하기 위해 일부 금액을 은행 계좌로 송금하거나 코인으로 변환해 신고 금액을 축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1년 12월, 99억 원 중 약 9억5000만 원을 주식 매도 대금으로 위장해 계좌로 이체하고, 나머지 금액은 코인으로 전환해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재산 신고는 단순한 등록 절차일 뿐 공무 집행 방해로 볼 수 없다"며 "공직자윤리법상 신고 대상이 아니었던 가상자산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실정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라며 검찰의 기소가 무리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작은 위법도 하지 않으려 최선을 다해왔으며, 검찰의 기습적인 소환과 기소로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공판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검찰의 주장은 대법원 판례를 무시한 억지"라며 자신의 무죄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의원은 60억 원 상당의 '위믹스'를 포함해 다수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난 뒤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 코인 거래와 관련된 이해충돌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했으나, 이후 복당해 현재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