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트럼프 복귀에 유럽 성장 전망치 일제히 하향 조정

내년 독일 성장률 0.9%→0.5%로 낮춰…유로존 1.1%→0.8%

유럽 개방형 경제, 트럼프 '보호무역주의' 의제에 취약

무역 긴장·방위비 인상 압력·지정학적 위험 등으로 하방 압력

베렌버그 "트럼프, 中·유럽에 '관세 부과' 협상 카드로 이용할 것"

'아메리카 퍼스트'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가 확정된 가운데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독일,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의 경제 성장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트럼프의 재선에 따라 새로운 무역 긴장, 유럽에 대한 국방비 인상 압력, 지정학적 위험 증가로 인한 기업 신뢰도 하락 등이 유럽의 성장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평가했다.

은행은 이날 2025년 독일 경제 성장 전망치를 기존 0.9%에서 0.5%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영국의 내년 성장률 또한 1.6%에서 1.4%로 낮췄다.

아울러 유로를 사용하는 20개국인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이 내년 0.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또한 이전 예측 1.1%에서 감소한 수치다.

골드만삭스는 메모에서 "이는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제한적인 관세를 올리는 상황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만약 트럼프 당선인이 모든 수입품에 10% 보편 관세를 부과한다면 더욱 큰 성장률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내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입품에 보편적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CNN은 유럽의 개방형 경제는 트럼프의 보호주의적 의제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방어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북대서양기구(NATO)의 유럽 회원국이 방위비를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미국의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숨기지 않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해,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가 늘어나면 관련 산업이 호황을 겪을 수 있다면서도, 이에 따른 경제 성장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봤다. 반면 국방비 증가로 재정 적자가 증가할 시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불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 베렌버그의 수석 경제학자 홀거 슈미딩 또한 "유럽 기업에 트럼프의 복귀는 상당한 무역 정책 위험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슈미딩 경제학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협상카드로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초반에는 선택적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 유럽, 중국이 협상에서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