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재판' 놓고 공방…"재판 지연 심각" vs "편파 재판"

與 "이재명, 조국 등 주요 정치인에 대한 재판 지연 심각…불평등"
野 "이재명 쪼개기 기소, 김여사는 병합 불기소…법원도 지적해야"
"대북송금 사건 재판, 유죄 판결 내린 재판부가 다른 판단하겠나"

여야는 22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 문제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은 이 대표 재판의 지연 현상이 심각하다며 각 법원장에게 '신속 재판'을 요구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재판부 재배당 문제를 두고 '공정한 재판'이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며 맞섰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주요 정치인들에 대한 재판 지연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며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경우 1년 안에 1심부터 3심까지 모든 재판을 끝내도록 지금 규정돼 있는데 1심 선고까지만 지금 2년 이상이 걸리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달 25일 선고를 앞둔 위증교사 사건도 1심 선고가 나는데 1년 이상 걸린다. 대장동·위례신도시 사건 재판도 상당 기간 지연되고 있다"며 "재판 진행 상황을 보면 피고인 이재명 대표가 무단 불출석해 기일이 넘어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의 경우 1심 선고까지 3년 10개월, 실형 선고에도 법정 구속을 안 했다. 조국 대표 같은 경우도 1심 선고까지 3년 2개월 걸렸고 항소심에서까지 모두 실형이 선고됐는데 법정 구속을 안 했다"며 "다른 일반 국민들은 신속 재판에 1심에서 실형 선고되면 법정 구속되는 사례가 많은데, 이런 중요 정치인들을 보며 재판부가 불평등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이 지연되니 야당에서 법왜곡죄 법안 등을 발의해서 수사 검사들을 탄핵소추하기도 하고, 수사기관에 대한 압박을 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대해서도 판사선출제 도입이라는 압박 수단까지 내놓고 있다. 주요 정치인의 재판일수록 보다 신속하게 마무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중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은 "지금 서울중앙지법에 형사 합의재판부가 14개가 있다. 주 3,4회 공판기일을 진행하는데 너무 많다 보니 안타까울 정도다"라며 "현재 재판부 구성이 최소한 4개 재판부 이상 증가돼야 주2~3회 정도 기일이 운영될 수 있고, 그럼 재판 여건이 개선될 것 같다"고 했다.

윤준 서울고등법원장은 법관 증원 문제에 관해 "여야간 대승적 합의로 법관 임용 자격 완화를 통해 노령화되는 법관으로 인한 재판 지연이 다소 해소됐다"면서도 "법관 증원은 상당히 시급하다. 재판 지연 문제는 원인이 복잡하고 다기해서 하나를 해소한다고 효과가 바로 드러나는 문제가 아니다. 각 법원 재판장들이 배전의 노력을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두고 비판을 쏟아냈다.

장경태 의원은 "김 여사의 불기소 결정문을 봤느냐. 2차 주가조작 과정에서 통정거래 50% 절반에육박하는 계좌는 김 여사 계좌밖에 없는데, 기소는 당연히 돼야 하지 않느냐"며 "마치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조련사가 벌었는데 곰만 기소하고 조련사는 불기소한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범죄를 놓고 여러 혐의가 입증되는 과정이라면 왜 함께 연결된 사람은 불기소하느냐고 법원도 지적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이재명 대표는 쪼개기 기소하고, 김 여사에 대해서는 병합 불기소를 한 것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윤 법원장은 "재판부가 불기소한 부분에 대해 기소하라고 하면서까지 소송 지휘권을 행사할 수는 없게끔 법이 규정돼 있다"고 답했다.

또 민주당은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재판부 재배당 문제를 두고 현 재판부의 확증 편향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상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재판과 더불어 이재명 대표에 대한 재판도 형사11부 신진우 부장판사에게 배당된다. 무죄추정원칙도 반하고, 확증편향, 노골적 편파도 있는 것 같은데, 이미 대북송금 관련 증거물들을 모두 봤기 때문에 이 대표가 증거 부동의해도 아무 의미 없는 거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별개 재판으로 보아 다시 증거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입증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해당 사건에 대해서 유죄 판정을 내린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다른 판단을 할 수 있겠나. 모든 심증을 이미 형성해버린 상황에서 재판하는 것도 스스로 결정을 뒤집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세윤 수원지방법원장은 "구체적인 재판에서 증거 판단에 관한 문제인 것 같다. 법원장이 답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아 양해 바란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한 이 대표의 재판부 재배당 신청을 수원지법이 거부한 것을 지적하며 '공정한 재판'을 보장하기 위해 재배당을 검토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 재판을 진행하는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판사는 이화영 전 부지사 재판에서 쌍방울 대북송금이 이재명 대표의 방북을 위한 비용이라고 인정했다"며 "이는 이 대표에게 불리한 심증과 예단으로 임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증거나 결정적 변동이 없는 이상 똑같은 판결을 할 가능성이 너무 명확한데, 그렇다면 공소장일본주의의 공정한 재판을 할 의무, 예단을 가지지 않고 재판에 임해야 하는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다고 생각한다"며 "형사11부가 재판을 맡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 (재배당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정중 법원장은 "종전 사건(이화영 부지사 사건)과 별개의 사건이기 때문에 그런 경우엔 제척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답했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재판부 재배당 고려'를 재차 주문하자 김 법원장은 "해당 사건은 임의로 배당한 게 아니라 전산으로 자동 배당했고 그 과정에서 배당권자의 임의성이 개입한 바 없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법령이나 예규에 공범을 재판하는 경우 제척사유나 배당 제외 사유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이런 경우 공범을 재판했다는 이유로 특정 재판부를 제외하면 배당의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