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현재 공모구조론 성공적 상장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 끌어 내기 어렵다 판단"
◆…사진=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다. 시장에서는 업비트 자금 편중 논란에 충분한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기 어려웠던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18일 케이뱅크는 보도자료를 통해 "상장 과정에서 투자설명회와 간담회를 통해 기관투자자들의 케이뱅크에 대한 높은 관심과 기대를 확인했다. 다만 수요예측 결과 총 공모주식이 8200만주에 달하는 현재 공모구조로는 성공적인 상장을 위한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 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상장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조속히 다시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상장 과정에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상장 과정에서 받은 기관투자자의 의견과 수요예측 반응을 토대로 공모구조 등을 개선해 내년 초 다시 상장 작업을 진행할 계획임을 밝힌 것이다.
이 같은 케이뱅크의 상장 연기 발표는 지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기관 국정감사에서 나온 더불어민주당 이강일 의원의 "케이뱅크가 IPO에 성공한다면 잠재적 위험은행이고 사실은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로 정상화된 이후 IPO를 해도 늦지 않는다. 너무 무리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의원은 케이뱅크 증권신고서를 토대로 2024년 반기 기준 자금조달 총액 23조원 중 약 90%에 해당하는 21조원 상당을 고객 예수금으로부터 조달한다고 밝혔다며 그중 4조원이 업비트 단일고객 예금으로 약 20%에 달하는 점이 일반은행에서 이 정도로 특정업체 자금이 편중된 걸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케이뱅크가 올해 반기에만 854억원 이익을 냈는데 증권신고서를 보면 업비트 예치금 3조8000억원의 연 2.1%를 이자비용으로 주게 되는데 그 금액이 867억원"이라며 "반기수익을 다 줘야한다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업비트 없이 케이뱅크가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특정인과 특정기업의 사금고가 될 가능성도 있다"며 "케이뱅크의 2022년 3월 수신이 11조5000억원이었고 자금 편중도는 48%였다. 작년에는 18.1% 편중도였는데 문제없다고 해서 상장 진입했다. 18.1%도 상당한 편중인데 완결이 됐다. 금감원의 감시가 너무 느슨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우회상장이라던가 금산이 결합하는 구조로 갔을 때 이걸 어떻게 막을 것인가?"라며 "게다가 시장에서도 가격을 너무 높게 보고 있다. 이런 것들이 전부 개미 투자자들에게 피해로 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장에서의 IPO에 대한 과정에서 투자 보호 이슈이라든가 적정한 공시 이슈와 은행의 건전성 운영 이슈는 모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열심히 잘 챙겨보겠다"고 답변했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2022년 6월 IPO에 도전했으나 시장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가 맞물리면서 상장 작업을 철회한 바 있다.
올해 초 IPO를 선언, 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9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준비해 왔지만 또다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