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해병대 1인시위’ 끌어낸 경찰 재조명

모경종, 조지호 겨냥 “종합감사 전까지 조치계획을 의원실에 보고하시라”

"자랑스러워야 할 경찰이 윤석열 정부의 '입틀막' 기조를 그대로 이어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경찰은 대통령 눈치 대신에 국민 눈치를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경찰청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경찰이 국군의 날 당시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인원의 1인 시위에 실력행사에 나섰다는 사실이 재조명받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해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종합감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해당 사안에 대한 조치를 주문했다.

모경종 의원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행안위의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조지호 경찰청장을 향해 "1인 시위가 집시법에 따른 시위에 포함되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포함되지 않는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모 의원은 "1인 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의 실현 방법이다. 불법행위나 타인에게 손해 끼칠 우려가 없다면 절대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시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예, 그렇다"고 답변했다.
   
모 의원은 계속해서 지난 1일 국군의 날 당시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인원이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채해병 사망사건에 대해 침묵하고 은폐하려는 행태를 규탄하려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이 1인 시위를 했다"고 짚었다.

이어 "계속 문제가 없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할 무렵 경찰들 태도가 바뀐다"며 "갑자기 정보·경비 담당 간부들과 경찰 기동대원들이 인간벽을 쌓고 시위자를 에워싼 것이다. 시위자는 1인 시위를 방해하지 말라고 호소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시위자를 뒤쪽으로 끌어내고 들고 있던 피켓까지 뺏었다"며 "더 나아가 우산으로 이 사람을 가려 10분 동안 원천봉쇄를 한 사이 대통령이 그 지점을 지나갔다. 경찰이 왜 적법한 1인 시위를 제지한 것이라고 생각하나"라고 조 청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이거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1인 시위를 제지한 게 아니다"라며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대통령 이동에 관해 경호구역이 설정되고 대통령경호법에 따라 필요 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모 의원은 그러자 1인 시위와 관련한 사건 판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과거 결정문 등을 소개하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경찰관에 대한 조치 계획을 조 청장에게 주문했다.

모 의원은 "아까 화면을 보면 알았을 텐데 그곳이 경호구역으로 설정해 사람을 몰아내야 할 곳이었느냐"며 "그 시위자가 무기를 들고 있지도 않았고 위해를 가할 목적도 드러낸 게 아니었다. 단순히 피켓을 들고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1인 시위를 제지하는 요건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랑스러워야 할 경찰이 정부의 입틀막 기조를 이어받아서는 안 된다"며 "청장께서는 이번 종합감사 전까지 해당 결정을 내린 경찰에 대해 조치 계획을 의원실에 보고하시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그 사안 확인해 보고 필요한 조치는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렸던 서울공항 정문에서 '채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다가 대통령 차랑 이동에 맞춰 경찰에 가로막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해당 단체는 경찰의 과잉금지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