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폐지 당론은 아닐 것…의총 열어봐야"
"가장 큰 덕 볼 사람들은 큰손들…폐지는 너무 성급"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열린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금투세 유예를 해도 또 다시 논란이 거듭돼 여당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나올 바엔 이참에 논란의 소지를 끊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분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서 이재명 대표가 '다른 나라엔 금투세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지금은 안돼'라는 정서가 있다'며 유예를 시사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지만 당 지도부 회의에선 폐지 쪽에 무게를 둔 의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소위 또 유예해 놓으면 유예 끝 무렵에 여야가 또 싸움을 하게 될 거니까 아예 폐지하자, 근데 그건 좀 너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총리는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아직까지 그렇게 결론을 낸 건 아닐 거다. 우선 민주당 소속 기재위원들이 반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총리는 "금투세 도입했을 때 여야가 합의했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 지금 우리 증시가 가라앉았고 개미 투자자들한테 여러 가지 아픔을 주고 있다고 해서 이런 분위기가 잡힌 건 사실이지만 가장 큰 덕을 볼 사람들은 큰손들이다. 아예 폐지는 너무 성급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우리 증시의 여러 가지 사정, 개미 투자자들의 어떤 기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좀 더 탄력 있게 대응하자 하는 게 오히려 맞지 않나"며 "아직 이건 민주당 당론이라고 하기에는 (아니다), 아직 의총을 열어봐야 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번 더 유예하면서 각종 과세에 대한 여러 가지 기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제대로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더 많이 보완하고 거기에 따라 투자자들도 이걸 예상을 하고 자신들이 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개인 투자자들 다수는 '폐지하자'는 여론이 많다고 하자 "그럼 이렇게 귀찮은 것을 왜 도입했겠나"라며 "무엇보다 큰손들이 세금 한 푼 안 내고, 결국 개미 투자자들한테 그분들이 많은 이득을 가져간 그런 꼴이지 않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금투세 '폐지' 주장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25일 MBC 라디오에서 "유예하는 것이 시장의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킬 것 같다"며 "폐기하는 게 낫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밝혀 '폐지'론을 꺼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지도부는 이르면 오는 4일 의원총회를 열고 금투세 관련 당론을 정할 예정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지난달 30일 "금투세 관련해 조속하게 결론을 내리자는 것에 대해 다시 확인했다"며 "(당론 결정의) 절차와 방법에 대해서는 의총 등을 통해 정리할 것"이라고 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당론 결정 방식과 관련해 "이번 주 본회의를 위한 의원총회가 열리면 자연스럽게 금투세 문제도 함께 논의하고, 지도부에 당론 결정 권한을 위임한 뒤 매듭짓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