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개입 의혹' 포함 김건희 특검법, 국회 통과…尹 또 거부권 행사하나

국힘 불참 속 재석의원 167명 중 167명 찬성

주가 조작, 인사·공천개입, 명품백 수수, 공천 개입 등 8가지 의혹 포함

민주, 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보도에 "특검 이유 추가"

"윤 대통령, 또다시 특검 거부한다면, 정권 몰락 앞당길 것"

국힘 "일방 처리되는 쟁점법안, 대통령 거부권 행사…폐기 전철 밟게 될 것"

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을 수사 대상에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19일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167명 중 167명 찬성으로 김건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가결했다. 특검법 처리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김건희 특검법 수사 대상에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과 주식 저가 매수 의혹, 인사개입·공천개입 의혹,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최근 새로 불거진 총선 공천 개입 의혹 등 8가지가 포함됐다.

앞서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고 지난 2월 재표결에서 부결된 바 있다.

거부권이 행사된 법안은 재의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여당인 국민의힘의 협조를 얻지 못해 끝내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 들어 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들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기라고 했다는 김 여사의 총선 개입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한 김건희 특검법을 이달 초 새로 발의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 부부가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특검을 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또다시 특검을 거부한다면, 정권 몰락을 앞당길 것"이라며 "국민의힘도 특검법을 반대한다면 범죄 은폐 세력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특검법을 '정쟁용 악법'으로 규정하고, 법안 통과에 반대해 본회의에 불참했다. 다만 무제한토론, 이른바 '필리버스터'는 진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여야 합의 없이 일방 처리되는 쟁점법안은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고 (국회의) 재표결 후 폐기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채상병 특검법'과 '지역화폐법'도 통과됐다.

채상병 특검법은 재석 의원 170명, 찬성 170명으로 가결됐다. 야당이 4번째로 발의한 이번 특검법은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고, 민주당과 비교섭단체 야당이 이를 2명으로 선택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 가운데 1명을 임명하게 된다. 특히 야당은 대법원장 추천 인사가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다.

지역화폐법 개정안은 재적의원 169인 중 찬성 166인, 반대 3인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반대표는 개혁신당 이주영, 이준석, 천하람 의원이다. 해당 개정안은 기존 지방자치단체별로 발행하던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해 중앙정부의 재정 지원을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