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바이든·해리스 언사 때문"…용의자 골프장서 12시간 기다려

“암살 시도범, 바이든과 해리스가 사용하던 트럼프에 대한 레토릭 믿어”

미 법무부, 총기 불법 소지 등 2건 혐의로 기소

용의자, 도난 신고 차량 번호판 부착…일련번호 지워진 SKS 계열 소총 사용

미국 대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선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책임을 거론했다. 또 용의자가 현장에서 12시간을 기다렸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디지털과의 인터뷰에서 "암살 시도범이 바이든과 해리스가 사용하던 트럼프에 대한 레토릭을 믿었고, 그 믿음에 따라 행동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그 레토릭이 내가 총에 맞도록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는 결국 자신을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는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언사가 자신에 대한 암살 시도로 연결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도중 총격을 받고 귀를 다친 데 이어 전날 플로리다주 소재 자신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를 겪었다.

용의자는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로 골프장 밖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총으로 겨누다 적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으며 이번주 예정된 유세 일정도 소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법무부는 용의자를 유죄 선고를 받은 중죄인에게 금지된 총기 소지와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 소지 등 2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던 비밀경호국 요원은 지난 15일 오후 1시 31분쯤 골프장 가장자리를 걷다가 나무가 늘어선 곳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보고 그 방향을 향해 사격했다.

이에 용의자는 나무에서 나와 달아났고, 오후 2시 14분쯤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그가 도주에 이용한 닛산 SUV에는 도난 신고가 된 차량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다. 또 용의자가 사용한 소총이 AK-47 계열로 알려진 것과 달리 발견된 총기는 조준경을 장착하고 장전된 SKS 계열 소총으로, 일련번호가 지워진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라우스는 2002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량 살상 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고,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훔친 물건 보유와 관련한 여러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 당국이 라우스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가 사건 현장 인근에 15일 오전 1시 59분부터 오후 1시 31분까지 거의 12시간 머문 것으로 나타나 부실경호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