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정 협의체 추진하자.. 의협 “의대증원부터 물리시라”

최안나 대변인 “안 바뀌는 정부.. 의료붕괴 책임지라”

정치권에서 의료개혁 문제 논의를 위해 '여·야 의정 협의체' 구성에 나선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측에서는 "아무 근거와 대책 없이 밀어붙이고 있는 2000명 (의대 증원)을 일단 좀 물리시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 최안나 대변인은 10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여·야 의정 협의체 구성과 관련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복귀하는 게 중요한데 그 핵심은 주술 같은 2000명 (의대 증원) 중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여·야 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도 같은 날 "여야와 의료계가 힘을 모아 의료개혁의 해결책을 찾아가는 것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최 대변인은 의사 사회가 거듭 2025년·2026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 "우리나라 의료가 개선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제대로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그건 지금부터 부지런히 해서 가능한 게 빨라야 2027년이라는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의협 측에서는 여당의 여·야 의정 협의체 참여 제안에 2025년·2026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는 2025년·2026년 의대 정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2027년 의대 정원부터 확대 등을 논의하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2025년 (의대 증원을) 가신다는 건 결국 의대생과 전공의가 안 들어온다는 것"이라며 "그러면 내년 7500명을 아무 준비 없이 가르칠 방법이 없다. 대규모 휴학사태가 내년에도 벌어지면서 2026년은 원래 뽑던 인원마저 줄여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의협은 의대증원 자체에 대해서는 동의하나'라고 질의하자, 최 대변인은 "저희 요구사항은 전적으로 지역의료 붕괴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것이다. 그것은 증원만 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게 저희 요구"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정부가 의료개혁특위에서 하고 있는 필수의료정책패키지에 있는 내용들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의사수 추계가 달라진다"며 "국민당 의사수가 몇 명이 늘어나느냐에 따라서 그대로 국민당 의료비 증가로 연결이 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사실 가장 적은 의사로 가장 효율적인 의료 시스템을 이제까지 해왔다. 그게 국민들에게 가장 좋은 것"이라며 "결국 의료가 개선돼야 할 부분이 있지만 기존 의료시스템을 붕괴시켜서까지 할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진행자가 거듭 '의협 측에서는 의대증원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야기인 건가'라고 짚자, 최 대변인은 "의사수 늘리면 그만큼 우리 국민들에게 의료비가 부담이 되는데 그걸 어떤 재원으로 할 것인지 같이 논의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 대변인은 이날 인터뷰에서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응급실 블랙리스트' 명단 보도에 대해서는 "이것은 일부 의사들의 일탈이다. 협박한다든지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저희도 생각한다"며 의협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지 권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